◎DJ 만찬장에서도 ‘세일즈 행보’/朱 총리 “原電·移通사업 한국참여 기회줄것”/DJ “고맙다… 모두 박수치자” 기정사실화중국방문 사흘째를 맞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3일 낮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한중 양국 경제인 주최로 열린 오찬 연설회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주룽지(朱鎔基) 국무원총리를 만나 단일노선으로는 세계 최장인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전철(1,330㎞)사업과 중국 신규원전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등 대륙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세일즈외교를 시작했다.
○…당초 만찬에 앞서 비공식 환담 자리로 예정됐던 주룽지총리와의 접견에서 김대통령은 우리 기업들과 사전에 조율한 5가지 구체적 현안들을 꺼내며「중국 경제 총사령탑」을 설득했다.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가 만찬장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주총리가 주최한 만찬은 한 때 상담(商談)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중국은 21세기에 고도기술 발전이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신규 원전과 이동통신사업에 우리가 참여할 경우, 기술이전과 인력 교육 제3국 시장으로의 공동진출 등의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총리는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내 말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라고 하자 김대통령은 지체없이 『고맙다는 의미에서 모두 박수를 치자』고 제의해 주총리의 언급을 상담의 합의로 기정사실화했다.
○…소흥주를 곁들인 만찬은 폭소가 계속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주총리는 김대통령의 손을 꼭잡고 승용차 앞까지 배웅하고 포옹한 뒤 『각하와 내가 친구가 돼 새 시대에 앞장서자』고 다짐하고 김대통령이 『이렇게 주총리와 만날 수 있으니 대통령되기를 잘했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만찬후 수행원들에게 『사람으로서 마음이 풀리는 대화를 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만찬장에서 김대통령은 옥중에서 파리를 죽이지 않고 기절 시킨 뒤 거미줄에 거는 「비법」을 소개하며 『중국 CCTV앞에서 시범을 보일 수도 있다』고 조크를 던졌다. 중국외교관들은 『좀처럼 웃지 않는 주총리가 이렇게 파안대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댜오위타이에서 한중경제인초청 연설회에 참석, 여러분은 굳게 손잡고 성공의 길로 매진하기 바란다』며 양국 경제협력의 한 방향으로 「서로의 경제발전에서 교훈을 얻고 서로의 개혁작업에 대한 지혜를 나누는 것」을 들며 중국측에 간접적인 조언을 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시기 한국의 경제성장 전략이 중국경제의 성장에 영감을 줬던 것처럼 최근 한국의 경제적 위기상황과 개혁작업 역시 중국측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한국의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의 4대 개혁작업을 소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상호 관심분야의 교환투자를 활성화해나가는 지혜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의 속초(束草)와 북한 나진(羅津), 중국의 훈춘간 카페리 항로 개설 등 남북한과 중국 등 3자간 경제협력을 모색해나갈 것을 제의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중국방문을 수행한 경제6단체장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세일즈외교 전략을 숙의했다.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이날 오후 베이징시내 농아재활원(中國聾兒康復硏究中心)을 방문했다. 특히 중국최고지도자였던 고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인 덩푸팡(鄧樸方) 중국장애인협회장이 현관에서 직접 이여사를 영접, 눈길을 끌었다. 이어 원생들이 한국노래 「반달」의 반주에 맞춰 무용을 하자 이여사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원생들이 「나나 하오(할머니 안녕하세요)」「나나 피아오량(할머니 아름다우세요)」이라고 말하자 이여사는 웃으며 박수를 쳤고, 원생들의 볼에 입맞춤도 했으며 비디오카메라를 선물했다.<베이징=유승우 기자>베이징=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