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 총리 접견서 경제현안 논의/리펑 전인대위원장 訪韓 공식초청/후진타오에 정당간 교류 협력 당부/첸지천 부총리 수교협상 기여 치하김대중 대통령은 장쩌민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13일 주룽지(朱鎔基) 국무원총리,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 첸지천(錢其琛) 부총리 등 중국 수뇌부를 연쇄적으로 면담했다. 김대통령은 이로써 리루이환(李瑞環)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서열 4위)을 제외한 중국 권력서열 5위권의 인사들을 모두 만났다. 이처럼 연쇄 면담을 추진한 것은 중국이 사실상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분야별 의사결정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 3월 전인대이후 새로 출범한 중국 지도부와 정권교체후 우리측 새 지도부가 친분 및 신뢰관계를 쌓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주룽지 총리
김대통령은 이날 밤 중국경제의 실질적 사령탑인 주총리와 면담하고 댜오위타이(釣魚臺) 12호각에서 주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 원전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 ▲대우자동차의 중국내 완성차 조립공장 설립 ▲CDMA상용화 협력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전철 사업 참여 ▲중국진출 보험사 영업허용 등 5가지의 경제 현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배려를 강력히 요청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 주총리는 김대통령이 야당총재시절인 96년 첫 만남에서 『한국 인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라면서 『한국 지도자들은 만나서 얘기보다는 사진을 찍으려 한다기에 접촉을 피해왔다』고 일침을 가한 일화가 전해진다.
■리펑 위원장
김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펑 상무위원장을 만나 『10년동안 총리로 재직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하고 『양국의 공통된 과제인 개혁과 개방을 위한 리위원장의 새로운 업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리위원장은 이에대해 『한국경제가 신속하게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은 또하나의 기적』이라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이자리에서 리위원장의 방한을 공식초청했다.
■후진타오 부주석
김대통령은 이어 후국가부주석을 접견, 명실 상부한 한중동반자관계를 위해 정당·의회간 교류가 증진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세계가 후부주석을 중국의 차세대 기수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21세기 한중관계를 잘 이끌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장주석과는 「내가 못되면 당신도 못된다」는 자세로 얘기를 나눴다』면서『나이는 내가 8개월 위지만 노래는 확실히 나보다 잘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첸지천 부총리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댜오위타이 18호각에서 첸 정무원 부총리 등 92년 한중수교협상 당시 중국측 대표들을 접견했다. 김대통령은『여러분이 한국과 중국이 동반자가 되는 길을 열어 주었다』고 치하한 뒤 『전날 첸부총리에게 외교부장을 10년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더니 「한중수교가 그 중 하나」라고 하시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불렀다. 첸부총리는『수교는 경제적 문제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갈 길도 멀지만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베이징=유승우 기자>베이징=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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