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극 시청률에 편승/억지 인물·무리한 내용전개/‘인기 드라마’에 먹칠 아닐까「늘이기의 전형」 「시청률만 믿는 무성의한 드라마」
시청률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MBC 일일연속극 「보고 또 보고」(임성한 극본, 장두익 연출)에 대한 비판이다. 겹사돈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끌어들여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까지는 좋았지만 시청률에 얽매여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PC통신의 MBC 옴부즈맨코너에 올라 있는 의견은 언제부터인가 비판과 짜증 일색으로 바뀌었다.
첫째 너무 고무줄처럼 늘인다는 것. 승미의 동생 영미(장유정)의 등장에서 시작된 「늘이기 의도」는 합동결혼식날 금주가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팔이 부러지면서 확연해졌다. 『둘을 모두 결혼시키면 드라마가 끝날 것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게 금주의 팔을 부러뜨린 이유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승미의 아버지(장용)와 승미의 파트너 상수(선우재덕)까지 가세했다. 기존 인물들로는 더 엮어나갈 에피소드가 없다는 제작진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영미역인 장유정의 캐스팅. 첼로를 다룰 줄 아는 연기자를 선택한 의도는 이해한다 해도 연기력에서 다른 출연자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50% 이상의 시청자가 매일 보는 드라마의 캐스팅치고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사에도 문제가 있다. 『홀홀단신으로 시골에서 올라와 독학으로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고층빌딩을 갖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는 승미아버지의 이야기는 공무원들이 들으면 펄쩍 뛸 내용이다.
일일연속극이 횟수를 정해놓고 방송되는 예는 별로 없다. 소재와 기획의도에 따라 기간이 결정된다. 「보고…」의 경우 6개월 정도면 알맞을 소재를 1년으로 질질 끌다 보니 당연히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3월에 시작한 이 드라마는 내부적으로는 가을께 종영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3월까지 방송된다.
늘이기의 이유는 물론 높은 시청률 때문이다. 대부분의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MBC도 올해 적자가 예상된다. MBC로서는 시청률 50%가 넘는 프로그램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보고…」는 보통사람들의 사랑을 독특하게 풀어나가는 좋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보지만 짜증난다』는 입장이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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