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을 위한 극장 티켓 보조금 등 총 7억 문예진흥원,예산집행 미뤄/“하루가 급한데…” 비난 높아문예진흥원이 문화예술계 지원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 7월 대통령지시로 발표된 무대예술계 긴급지원금 일부가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 「긴급지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또 할인티켓제도인 서울티켓 지원금도 두 달씩 늦어져 수혜극단의 불만이 크다.
긴급지원금 총 26억원 중 미집행금액은 7억원. 연극인을 위한 극장·연습장 전세금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연극협회는 5억원의 예산으로 소극장을 전세얻어 하루 대관료 30만∼40만원인 일반 소극장의 절반정도로 저렴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 2억원은 문예진흥원 지원이 끊겨 폐쇄된 연극연습실을 부활시킨다는 구상까지 마련해놓았다. 극장지원은 제작비를 낮추어 공연을 활성화하고 관객에게는 관람료를 인하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연극협회는 8월 5억원에 바탕골소극장(80평·140석)을 조명 음향등 장비, 사무실까지 함께 사용하기로 협의했다. 기존 사무인력이 극장관리까지 맡고 대신 오전 어린이공연은 바탕골소극장이 병행한다는 조건이었다. 문제는 문예진흥원측이 9월 실시한 감정평가결과 감정가(2억5,000만원)와 너무 차이가 난다며 예산집행을 미루고 있는 것.
그러나 목이 좋기로 소문난 바탕골소극장의 실세가격과 감정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연극인들의 지적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감정가와 차이가 나서 감사등 문제가 걸린다면 문화부 감사관실의 유권해석을 통해 실세를 조사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협회 박웅 이사장은 『보증금 5억원이 없어질 돈도 아닌 이상 하루라도 빨리 집행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예진흥원 관계자는 『예산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 좋은 극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예진흥원이 말하는 「더 좋은 극장」은 당장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성사가 어려운 일. 다른 소극장들은 전세금 외의 1억∼1억5,000원의 권리금, 수천만원의 시설투자 비용등이 난관이 되고 있다. 연극제작자들은 『10월 중순에 끝난 서울연극제 때 사용된 서울티켓 지원금을 아직까지도 받지 못하는 등 문예진흥원이 문화예술 지원에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예진흥원 관계자는 『충분한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문화관광부가 막무가내식으로 집행하라고 하는 게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긴급지시가 발표될 때부터 생색은 문화관광부가 내고 돈은 문예진흥원이 쓰게 된 데 대한 감정싸움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 통에 결국 손해보는 것은 연극인들인 셈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