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민본주의는 위대한 가르침” 인권 짚어/교수·학생 높은 호응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2일 베이징(北京)대학을 방문, 한·중 동반자관계를 주제로 학생들과 질의 응답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중국민족주의운동의 요람이었고, 한때 민주화운동의 중심이기도 했던 이 대학에서 개혁이 한중 양국의 공통된 과제임을 강조했다.
베이징대 대강당은 1,000석의 좌석과 2층 통로까지 가득 찬 교수와 학생들의 높은 호응 속에서 당초예정시간 보다 40여분 긴 1시간 40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연설서두에서 『한 대학을 세 번이나 방문한 것은 서울에서도 없었던 일』이라고 자신과 베이징대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경제위기는 성장만능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부정부패에서 연유한 것이었다』면서 『이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과감한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연설후 한 학생으로부터 「베이징대 학생에 거는 기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정의와 이웃을 위해 산 사람은 설사 당대에 좌절하는 한이 있어도 역사에서 패배하는 일은 없다』면서 『나는 인생을 훌륭하게 살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그런 점에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중 젊은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전진해달라』면서 『나와 귀국 정부의 지도자들은 여러분을 21세기로 건네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박수를 받는 등 연설도중 모두 15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또 중국의 「以民爲天(백성을 하늘로 삼는다)」과 한국의 「人乃天(사람이 곧 하늘이다)」 등 양국 공통의 민본주의 정신을 지적한 뒤 『이것은 서구의 어떠한 인권사상에 못지 않는 위대한 가르침이라고 할 것』이라며 우회적이나마 인권문제도 짚었다.
이날 연설장에는 단상위와 강당뒤에 「熱烈歡迎 韓國總統 金大中閣下」(金大中 대통령의 베이징대학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대학측은 연설을 들으려는 학생들의 신청이 쇄도해 방청권을 추첨으로 나눠줬다.<베이징=유승우 기자>베이징=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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