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률 20%에 불과/외화 연간 1,000억 낭비주부들의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는 일이다. 이 중 우유팩은 물로 깨끗이 씻어 말린 다음 가위로 펴서 내놓아야 하므로 여간 번거롭지 않다. 주부들이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우유팩이 고급 화장지로 재활용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조사결과 우유팩 재활용률은 2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껏 배출한 우유팩이 대부분 쓰레기 매립장으로 직행하거나 소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녹색연합(027478500) 한국교회여성연합회 등 시민단체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우유팩 대신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우유병을 되살리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부들 대상으로 우유 제조회사에 병 사용을 촉구하는 편지보내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녹색연합 대안사회개발부 육경숙간사는 『우유팩은 비닐막이 코팅돼 있어 재활용 자체가 쉽지 않고 회수 과정도 복잡하다』며 『반면 유리병은 성분이 천연물질인데다 깨져도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유팩은 72년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편리성을 무기로 급격히 확산돼 90년대 초부터 우유병을 완전히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두유 주스 소주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연간 생산량이 50억개를 넘는다. 전량 외국에서 수입되는 100% 천연펄프로 만들기 때문에 연간 1,000억원의 외화가 낭비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우유 제조업체들은 용기를 병으로 바꿀 경우 신규 설비투자와 함께 물류비가 상승한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육간사는 『최근 유리병 제조기술이 발달해 가볍고 깨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제조업체들에 융자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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