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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분규 대화로 풀어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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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분규 대화로 풀어야(社說)

입력
1998.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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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다시 종권다툼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29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송월주(宋月珠) 현 총무원장의 3선출마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첨예하게 대립, 양측의 충돌로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3선 반대파는 총무원장 선거일을 하루 앞둔 11일 조계사에서 월하(月下)종정의 교시대로 전국승려대회를 열고 송월주원장의 후보사퇴를 요구했고, 송월주원장측도 이날 종헌종법 수호정진법회를 열고 후보자격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이를 무시해 극적인 사태변화가 없는 한 조계종분규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이번 분규는 종단이 분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 야기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조계종은 94년 개혁종단이 들어선후 4년간 큰 분규 없이 종단개혁을 추진해 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뜻밖에 불거져 나온 「3선」이란 변수를 둘러싼 종권다툼이 그동안의 개혁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분규에는 94년에 축출된 구종권세력이 개입됐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월주총무원장의 3선출마 자격여부는 종단내부 문제라 개입할 생각이 없지만 대화로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94년에 제정된 법을 18년전인 80년에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사실에 소급 적용해 3선출마를 제한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법제정 당시의 개혁정신을 바탕으로 해석하는 길밖에 없다. 분규 때마다 대화보다 행동이 앞서고 초종헌적인 승려대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조계종은 분규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또 분규의 경위야 어떠하든 종단의 「큰어른」인 종정까지 분규에 휘말리게 한 것은 종단으로서도 큰 불행이다. 최근 조계종 분규의 특징은 걸핏하면 종정을 분규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종정은 종단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사부대중 모두가 우러러 볼 수 있도록 주위에서 배려해야 한다. 항상 초연한 입장에서 종단을 이끌려고 노력했던 성철 큰스님의 큰 덕을 오늘에 기리는 것도 바로 이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양측은 4년전 개혁종단을 탄생시킬 때의 개혁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들이 이때 개혁세력을 지지했던 것은 모든 부조리를 제거하고 종단의 분규체질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개혁을 위한 정책대결도 아닌 종권다툼으로 총무원장선거가 무산된다면 국민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양측은 조계종의 혼란은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불행이라는 인식에서 대화를 거듭해 화합분위기 속에서 총무원장선거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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