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제주 대호다방에서 첫 전시를 시작한 작가 고영훈(46)씨는 서울 인사동에서 변변한 개인전을 갖지 못했다. 활동 초기에는 너무 젊었고, 지명도가 생기고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전속화랑인 가나화랑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6년만의 개인전을 인사동이 아닌 평창동에서 갖게 됐다.그러면 그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그에게는 요새 「외화벌이 화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외국 미술관과 화랑에서의 전시, 아트페어를 통해 200여점의 작품이 외국 콜렉터 수중에 들어갔다. 극사실주의 기법이지만 서양의 그것과는 다른 그만의 색깔은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평가를 안겨주고 있다.
개인전의 제목은 「솔거를 위하여」. 작품은 남아 있지 않으나 전설로 살아있는 사실주의 화가 솔거에 바치는 경배의 뜻을 담고 있다. 평면 30여점과 설치 20여점이 함께 선보인다. 12∼22일 가나화랑(0232161020)
『어느 시대에 보더라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그림, 정치나 사건에 얽매이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의 철학이다. 그러나 이런 「중립」 정신은 그가 갖고 있는 「재주」와 맞물려 의도치 않은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준 셈이다. 대중성이 확보된 그가 변신하기에는 지금만큼 좋은 때도 없는 것같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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