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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선 총장이 나섰다/송석구 동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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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선 총장이 나섰다/송석구 동국대 총장

입력
1998.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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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찾아다니며 졸업생 이력서 전달/“제가 보증섭니다” 간청『학생들 취업난이 정말 심각합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렇게 직접 찾아왔겠습니까』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관 30층 회의실. 동국대 송석구(宋錫球) 총장이 LG그룹 이문호(李文浩) 구조조정본부사장을 만나 졸업생들의 취직을 부탁하고 있었다. IMF로 대학가가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을 겪자 대학 총장이 취직알선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것이다. 송총장은 이날 동국대 취업예정자들의 경력이 담긴 전자이력서를 전달했다.

「동국대 학생 전자이력서」는 99년 졸업예정자 중 취업을 원하는 1,000여명의 이력, 가족사항, 외국어 성적, 자기소개서 등을 자세히 수록한 CD롬.

송총장은 『졸업생들은 보증하겠습니다. 일자리만 주면 정말 열심히 일할 겁니다』라고 취업을 간청했다. 그러나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앞으로 채용과정에서 동국대 출신 학생들을 「고려」해 보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점잖은 총장 체면을 접어두고 송총장이 직접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은 졸업예정자 1,700여명 중 취직한 학생이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극도로 저조한 취업률때문이다. 9월부터 교수 300여명이 나서 「취업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동문기업체를 상대로 「제자 1인 취업시키기 운동」을 벌였지만 7명만이 일자리를 얻었을 뿐이다.

창업특강, 외국인 기업체 채용특강, 취업로드쇼 등의 취업행사를 꾸준히 마련했는데도 성과는 없었다. 동국대 취업과 관계자는 『채용원서조차 오지 않아 매일 오는 학생들 얼굴 보기도 민망하다』고 실정을 털어놓았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 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 없어요.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지도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적극적인 홍보와 세일즈가 필요합니다』

송총장은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취직이 된다면 재단이사회, 교수, 총동문회와 함께 기업체를 찾아 다니며 「취직 로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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