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촉박 이달內 계획서 통과해야/증인 갈등소지 ‘YS 부자’ 최대 관심갖은 산고끝에 성사된 10일 여야 총재회담의 가장 직접적인 성과로 「경제청문회」가 마침내 닻을 올리게 됐다. 여야가 총재회담을 통해 못박은 D데이는 12월8일. 하지만 여야가 다시 실무협상을 통해 사전준비 작업을 마치기 위해선 남은 기간이 그리 길지만은 않다.
여야는 모두 이번 청문회로 「과거 실정에서 개혁의 교훈을 얻는다」는 기본목표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청문회가 실제로 「정책 청문회」가 될 지 아니면 또 다른 「정쟁의 장」이 될 지는 준비기간 동안의 여야 협상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여야가 12월8일이라는 목표시한을 지키기 위해선 증인소환 통보 및 개최공고 기간을 감안, 적어도 11월말까지는 청문회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조사계획서에는 조사기간·방법·대상 등 청문회의 기본적인 골격이 담겨지게 된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여야간 협상도 첨예한 이해관계속에서 파란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우선 청문회를 위해 구성될 국정조사특위의 여야간 인원수 비율 문제부터가 현실적인 과제다. 여권은 자민련을 포함한 여야 비율을 11대 9로 상정하고 있으나 야당은 동수구성을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증인 및 조사대상을 선정하는 협상은 한층 첨예한 갈등속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구(舊)정권의 실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여권은 현재의 한나라당 인사, 특히 민주계 실세들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야당은 이에맞서 임창렬(林昌烈) 경기지사 등 새정부에 참여한 구정권 인사를 물고 늘어지면서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 뻔하다. 노동법 사태를 둘러싼 책임공방도 증인선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은 증인선정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부자 또는 대기업 소유주의 증인선정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청문회가 다뤄야 할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지도 큰 논란거리다. 이미 야당은 현정부의 「경제실정」도 청문회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놓고 있다. 이에 비해 여권의 관심은 지난 정권의 경제실정 원인을 규명하는 데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구체적으로 여권은 기아·한보사태, OECD 조기가입, 금융실명제 졸속 실시, 종금사허가남발등 금융정책의 실패등을 상정하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민주계 “우려” 상도동은 “…”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측은 여야의 경제 청문회 실시 합의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기왕에 청문회 불출석 방침을 밝혀놓은 만큼 현 단계에서 또다시 왈가왈부해 봐야 「사태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상도동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현재로선 정부여당측의 「선의」를 믿고 싶다』는 메시지인 듯도 하다. 김전대통령을 청문회의 소용돌이 속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짓은 하지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무언(無言)의 반응속에 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민주계는 청문회의 변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한 민주계 의원은 『김전대통령은 이미 환란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4월 검찰에 낸 서면답변을 통해서도 모든 과정을 성실하게 밝혔다』면서 『그럼에도 새삼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을 뿐더러 자칫 정쟁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의원은 『기왕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면, 당초 목적대로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 청문회가 돼야 한다』면서 『김전대통령을 끌어들이게 되면 청문회의 원래 취지가 흐려지고, 그 순간부터 사람잡는 정치청문회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계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