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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내용 일일이 기록 2시간20분 격론/여야 총채회담­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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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내용 일일이 기록 2시간20분 격론/여야 총채회담­이모저모

입력
1998.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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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환담… 꼼꼼한 논의… 협력합의/李 총재 회담후 “좋았다” 만족감 표시/“밥이야 빨리 먹었지” 깊은 대화 시사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총재의 첫 회담은 영수회담치고는 기록적으로 긴 2시간20여분간 계속됐다. 김대통령은 이날 노트를 준비해 이총재와의 논의 내용을 일일이 기록했으며, 이총재도 종이에 서로의 말을 적는등 현안을 꼼꼼히 짚어가며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후 1시20분께 오찬장에 후식이 들어간 뒤에도 회담은 1시간반이나 더 계속돼 격론이 벌어졌음을 짐작케 했다.

○…마침내 2시50분께 회담을 끝낸 두 사람은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과 안상수(安商守) 한나라당대변인을 불러 김대통령이 먼저 설명을 하고 이총재가 보충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합의내용을 구술했다.

먼저 두 사람은 『지금까지 극단적인 여야 대치상황이 벌어진 것은 유감』이라며 『경제구조조정과 실업문제 해결등을 위해 여야가 협력을 아끼지않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이루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야당의원 영입과 관련, 『취임후 야당측에 1년간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렇지 못해 그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앞으로 야당이 적극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박지원대변인은 회담결과를 발표하면서 『두 분의 설명에 서로 이견이 없었다. 회담이 잘된 것같다』면서 『양당 실무진에서 마련된 합의문 초안도 그대로 채택됐다』고 덧붙였다.

○…이회창 총재는 오후 3시37분께 당사에 도착, 만족감을 표시한뒤 『회담이 오래 걸린 이유는 뭐냐』는 질문에 『밥이야 빨리 먹었지』라고 대답, 김대통령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기자들이 이렇게 취재 열기를 보이는 것을 보니 대통령이 대단하긴 대단한가보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총재는 이어 총재실에서 신경식(辛卿植) 총장·박희태(朴熺太) 총무등에게 회담결과를 설명한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국정상화를 위해 매우 유익한 회담이었다』며 『이제 건전한 여야관계 정립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총재는 또 『김대통령이 경제상황과 야당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대통령은 특히 경제실상과 전망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이 야당을 협력자로 인정하고 여야관계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김대통령은 「여당이 이총재를 지나치게 비난하고 공격한 데 대해 주의를 주었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안상수 대변인은 정계개편과 정치인 사정등의 현안과 관련, 『김대통령이 약속했다』고 자르며 마무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앞서 이총재는 변정일(邊精一) 비서실장 안상수 대변인등과 함께 12시25분께 청와대 본관에 도착, 이강래(李康來) 정무·박지원 대변인의 영접을 받았다. 12시32분께 회담장인 백악실에 들어선 김대통령은 이총재와 날씨와 단풍등을 화제로 5분여동안 환담했다. 김대통령이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고 말하자 이총재는 『바람이 안 불어서 괜찮다』면서 『단풍이 많이 떨어지는데 가을 경치를 감상할 시간도 없겠다』고 답했다. 이에대해 김대통령이 『이총재도 그럴 것』이라고 위로하자 이총재는 『사실 정신없이 보냈다』고 말해 그동안의 혼란스러웠던 정국 사정을 반영했다.<신효섭·이영섭·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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