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하게 웃으며 깍듯하게 행동 해외사정 밝은듯 다소 세련돼 보여”『중년의 나이에 다소 살이 쪄보이긴 했지만 건강미가 넘쳤고 씩씩한 모습에 털털한 성격이었다. 얼른 보기엔 키가 다소 작은 편이었지만 풍채가 좋아 작다는 인상을 받지 않았다. 소문과는 달리 말을 더듬지 않았고 얼굴빛이 검게 보이지도 않았다』 지난달 27일 정주영(鄭周永) 현대명예회장과 4박5일의 일정으로 방북, 평양에서 북한의 최고권력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난 정 명예회장의 여동생 희영(熙永·74) 여사는 8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빌라트 자택에서 김위원장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남편 김영주(金永柱·79) 한국프랜지회장과 경남 울산에 살고있는 정여사는 이날 서울에 사는 맏아들 윤수(允洙·한국프랜지부사장)씨 가족을 만나기위해 잠시 상경, 북한의 김위원장을 만났고 고향인 강원도 통천을 방문한 소감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정여사는 특히 『김장군(김위원장)이 우리들이 묵고 있던 숙소로 직접 찾아온다고 해서 무척 긴장했지만 정명예회장과 직접 만난 그는 소탈하게 웃으면서 웃사람을 대하듯 깍듯하게 행동했다』며 『특히 남의 말을 이리저리 살피거나 따지기 보다는 하고싶은 얘기를 시원시원하게 주저없이 하는 등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45분간 오빠와의 대화를 들으며 김장군이 말하는 모습 모습에서 눈맵시가 김일성과 무척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정여사는 『말투가 사투리를 쓰는 것 같지는 않았고 평양에만 있었던 사람이라기 보다는 해외사정에 밝은 듯 다소 세련된 감이 있어 보였다』고 묘사했다.
정여사는 통천의 고향땅을 61년만에 밟은 감회를 무척 상기된 표정으로 얘기했다. 정여사는 『북한땅 고향은 항상 마음속에 담아 두는 「기리움(그리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고향방문을 통해 60여년간 가슴에 묻어뒀던 그 장벽이 통째로 허물어졌다』고 술회했다. 그는 특히 『고향 통천에서 반나절 밖에 머물지 못해 마치 꿈에 갔다온 듯 아련하게 느껴지지만 북한의 작은 어머니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밤새 얘기를 나눴던 것이 잊지못할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정여사와 남편 김회장이 고향 통천에 도착한 시각은 방북 첫날인 지난달 27일 오후 6시께. 날씨는 비교적 화창한 편이었고 땅거미가 지기 직전이어서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아담한 산들」로 둘러싸인 고향 통천부근에 자동차로 도착했을 때는 주변 정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정여사는 아직 통천에 살고 있는 작은 어머니 강씨(86)를 비롯, 2명의 사촌동생과 그 가족 등 8명과 「61년만의 재회」의 반가움과 기쁨에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형제 7남매중 6째 동생의 부인인 강씨는 연거푸 『반갑다』는 말을 되뇌었다. 오빠의 건강을 묻는 작은 어머니 강씨는 노안때문인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 기력이 없어 보였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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