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총무의 심기가 편치 않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와 몇달동안 물밑협상을 통해 여야총재회담 성사를 위한 길을 닦아 놓았지만, 그 노력이 양당 총장협상에 밀려 희석되고, 마치 당내 결정라인에서 소외된 것처럼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박총무는 8일 이런 기류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총무의 이런 심사는 이날 총재회담 의제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그는 그동안 한총무와의 밀고 밀리는 어려운 협상을 통해 정치권 사정, 세풍·총풍사건등으로 인한 여야의 극한 대립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애써왔다. 총재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총풍사건에 대한 입장표명」도 오래전에 박총무가 이총재에게 건의했던 사항이다.
박총무는 이날 비상대책회의가 끝난뒤 『협상 채널이 많아서…』라며 편치않은 마음의 일단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이총재는『총무중심으로 협상이 돼왔고, 이제 회의 일정이 결정됐으니 모든 문제를 총무가 합의하라』며 박총무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신경식(辛卿植) 사무총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총장들은 그저 총무들의 협상채널에 비타민 하나 보태는 정도였다』며 자신의 역할이 보조에 그쳤음을 거듭 강조하는 등 박총무의 얼굴을 세워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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