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여성·연예인 대상… 목숨 위협도「사이버스토커를 조심하라」
연예인들이나 특정인을 쫓아다니며 귀찮게 구는 스토커(stalker)가 가상공간인 사이버세계에도 나타나 네티즌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각 PC통신 고객상담센터에는 사이버스토커에게 시달린 네티즌들의 신고가 늘고 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천리안의 경우 올해 사이버스토커 고발건수만 500여건에 이를 정도. 다른 PC통신업체들도 적지 않은 신고가 접수돼 있다. PC통신 관계자들은 피해자들이 방법을 모르거나 무시해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사이버스토킹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스토킹의 대표적인 사례는 집요한 전자우편 공세. 상대에게 만나줄 것을 요구하는 애원부터 밑도 끝도 없이 사랑을 고백하는 구애편지, 욕설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부터 목숨을 위협하는 협박편지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전자우편외에 메모공세를 퍼붓거나 대화방이나 게시판에서 언어폭력을 가하는 수도 있다. 특히 이같은 사이버스토킹은 여성들이나 유명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S씨는 업무 때문에 자신의 이용자번호(ID)를 공개한 후 모르는 네티즌으로부터 날마다 여러통의 전자우편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만남을 요구하던 이 네티즌은 S씨로부터 응답이 없자 사이버스토커로 돌변, 음란편지와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편지까지 보냈다. 심지어 S씨가 PC통신에 접속하면 귀신같이 나타나 일을 못할 정도로 메모를 보내며 S씨를 괴롭혔다. 결국 이 사이버스토커는 참다 못한 S씨의 신고로 ID를 정지당했다.
S씨 뿐만 아니라 연예인 P씨도 사이버팬클럽을 운영하면서 적지않은 사이버스토킹을 당했다. P씨는 ID도 바꾸고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집요한 스토커들의 공세로 지금은 아예 PC통신 사용을 포기해 버렸다.
이처럼 사이버스토커들이 극성을 부리지만 이들을 징계할 방법은 ID정지나 경고 정도에 불과해 미흡한 실정이다. ID정지를 당하면 3개월 정도 해당ID를 사용할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의 ID나 명의를 빌려 똑같은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사이버스토커에게 시달림을 당하면 우선 해당ID 소유자로부터 발송되는 편지를 거부할 수 있는 수신거부신청을 한 다음 각 PC통신 고객신고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신고를 할 때는 반드시 스토커가 보낸 전자우편을 없애지 말고 모아두었다가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최연진 기자>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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