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아옌데 정부 전복시키려 피노체트 후원/거액 자금지원·경제파탄유발 등 구체적 지시영국에 구금중인 피노체트 전 칠레군부 실력자의 신병처리를 둘러싼 미국의 이중 잣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스페인을 위시한 각국이 그의 인권탄압을 문제삼고 있으나 중국등에 대해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온 미국만이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이중성은 자신이 피노체트의 후견인이자 그의 등장을 가져온 배후세력이었던 약점에 기인한다.
【뉴욕=윤석민 특파원】 95년 2월 비밀해제된 미 중앙정보국(CIA) 문서등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쿠데타지침을 직접 하달하는 등 칠례의 좌파 아옌뎨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미국이 개입한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문서들에 따르면 미국의 음모는 70년 9월 좌익 교수출신인 살바도르 아옌데가 칠레 대통령에 당선되며 바로 시작됐다. 당시 리처드 헬름즈 CIA국장이 9월15일 육필 메모한 닉슨의 지시사항은 첫째 뒷 일을 걱정말고 쿠데타 계획을 세워라, 둘째 쿠데타전문가를 총동원하라, 셋째 예산은 우선 1,000만달러를 지원하고 필요시 언제든 요구하라, 넷째 칠레 경제를 파탄에 빠트리라라는 구체적 내용들이다. 이어 10월16일 전문은 헨리 키신저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쿠데타공작을 수행하는데 있어 「미국의 손」이 절대 보이지 않도록 강조한 사실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전문들은 아옌데 정부내 비밀공작팀 침투 계획을 비롯, 중립을 지키려는 한 장군의 납치, 살해계획 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같은해 12월4일자 국무부 보고서는 세계은행과 국제개발은행 등을 동원해 칠레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가라는 키신저의 지시사항이 기록돼 있다.
이러한 3년간의 공작끝에 73년 9월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성공하자 한 보고서(10월1일자)는 쿠데타거사일을 『우리의 D데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은 또 피노체트 집권이후에도 중남미내 좌파 도미노의 방벽으로 그를 후원했던 것으로 각종 문서들은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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