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총무간 잠정합의 李 총재가 수정 요구/野 “야당파괴 중단 대통령 언급 필요” 주문도○…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는 8일 밤 11시께까지 한나라당측에서 야당파괴에 대한 포괄적 유감표명및 경제청문회 의제배제등의 요구사항을 계속 고집하자 『오늘은 협상이 없다』면서 『타결이 안되면 총재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강경입장으로의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앞서 한총무는 오후 4시께 총무선에서의 의제협상을 마무리지은 뒤 한나라당측의 최종 추인을 기다렸으나 밤늦도록 야당측의 「OK사인」이 떨어지지 않자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막판에 경제청문회 실시 문제를 의제에서 제외하자는 추가 요구사항을 제시하자 한총무는 발끈했다. 한총무는 『협상은 주고받기인데 야당측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며 『경제청문회를 양보할 수는 없는 만큼 총재회담 개최여부는 이총재의 선택에 달렸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날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밤늦게까지 모든 직원들이 비상대기하며 여야간 협상과정을 체크, 잠들지 못하고 있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청와대측은 그러나 한나라당 이총재가 막판에 추가적인 쟁점사항을 만들며 협상을 틀고 나선데 대해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면서 『도대체 총재회담을 하자는 것인지 하지 말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또 『이총재의 태도는 여권내 강성기류를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나라당 이총재는 이날 오후 6시께 부터 가회동 자택에서 박총무, 윤여준(尹汝雋) 총재특보와 함께 두차례에 걸친 협상내용을 검토한 뒤 의원 빼가기 등 「야당 파괴」의 중단을 시사하는 김대통령의 상징적 언급을 발표문에 포함시킬 것을 박총무에게 지시했다. 『사안의 성격상 경제청문회 개최시기는 총재회담에서 못박지 않는 게 좋겠다』는 주문도 뒤따랐다.
박총무는 하오 10시께 한화갑 총무와의 「3차 전화회담」을 갖고 이총재의 입장을 전달했다. 박총무는 이 접촉이 끝난 뒤 자택으로 돌아와 기다리고있던 기자들에게 『여당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우리당으로서는 더 양보할 것도, 요구할 것도 없다』며 공은 여당으로 넘어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경제청문회에 대한 상호 입장차이가 상당하다』면서도 『총재회담은 국정의 큰 틀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이 문제 때문에 판이 깨지기야 하겠느냐』고 짐짓 낙관론을 폈다.<유성식·고태성 기자>유성식·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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