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위서 금감위장 부르자/정무위서 방해작전 나서/돌연 금감위 종합감사욕설과 드잡이로 국감의 문을 열어젖혔던 정무위가 문닫는 날인 7일에도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정무위는 6일로 끝나게 돼 있던 국감일정을 연장, 이날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표면적인 일정연장 이유는 2가지. 증인이 65명에 달해 어쩔수 없이 하루를 더 늘려잡았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그동안 따로따로 감사한 보험감독원·증권감독원·은행감독원을 금감위와 한자리에서 종합감사를 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무위의 일정연장은 재경위의 관할권 침범에 맞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재경위는 당초 국감일정을 짜면서 『금융구조조정 상황을 따져야 한다』는 이유로 이헌재금감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선정, 7일 출두토록 통보했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알짜배기」금감위를 정무위에 넘겨준 뒤 속이 쓰렸던 재경위로선 침이라도 발라두자는 속셈이었던 것. 그러자 정무위도 계획을 바꿔 같은 날짜에 금감위 종합감사를 결정해 버렸다. 소관 상임위로서의 「찜」을 한 셈인데, 양쪽에 팔목이 잡히게 된 이위원장이 5일 재경위에 불참 사유서를 보냄에 따라 재경위 국감은 자동취소돼 버렸다.
관할권 다툼은 일단 정무위의 한판승으로 끝났으나, 싸움 설거지를 둘러싸고 양측은 또다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재경위는 『정무위에서 양해해 달라고 해서 일정을 변경했다』고 구겨진 자존심을 펴려 했고, 정무위는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지 우리와는 아무런 의견교환이 없었다』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열린 정무위 감사는 불과 1시간40여분만 종료됐다. 의원들은 대부분의 질의에 서면답변을 요구하는 등 속기바둑 두듯 회의를 진행시켰고, 그나마 배석했던 3개 감독원 원장은 입 한번 뗄 기회조차 없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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