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때마다 조정役 수완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여야간 총재회담을 이끌어 낸 정치적 성공은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의 「역작」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여야간 대화정치의 복원을 위해선 획기적인 국면전환이 필요하다고 본 조대행이 한나라당과 접촉을 시작한 때는 한달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후 대화과정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박희태(朴熺太) 총무간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한 조대행은 대화채널을 양당 총무라인에서 총장라인으로 조정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때 조대행은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의 사전 양해를 얻는 등 당내 단합유지에도 신경을 썼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10월 하순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조대행의 시도를 「100%」 존중한다는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여야간 막후 협상은 한층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대행의 정치력이 돋보였던 대목은 협상이 고비에 처했을 때였다. 한나라당 이총재가 고문조작 주장을 굽히지 않아 총재회담이 물건너 가는듯 보이자 조대행의 행보는 더욱 분주해 졌다. 총재회담 「무용론」까지 거론되던 청와대쪽의 강경기류를 무마해가면서 지금까지 접촉을 유지해 오던 한나라당 신상우(辛相佑) 부총재 등을 동원, 막바지 설득작업을 펼쳤던 것. 청와대측이 총풍사건과 관련한 이회창총재의 입장이 완강해 김대통령의 방중전 회담성사를 비관하면서도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하지않았던 것도 조대행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대행은 이번 회담성사를 계기로 당내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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