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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벌 ‘氣싸움’/이의춘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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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벌 ‘氣싸움’/이의춘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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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저녁 9시30분 서울 롯데호텔 38층 메트로폴리탄룸. 경제장관들과 5대그룹총수간 정부·재계간담회가 끝난후 강봉균(康奉均) 청와대 경제수석과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이 발표문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강수석이 발표문에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문구를 넣으려 하자 손부회장이 태클을 걸었다. 그는 『구조조정 대상 7개업종중 반도체만 제외하곤 모두 잘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강수석은 이에대해 『3시간 동안의 간담회내내 정부가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질타했다. 간담회 내용을 솔직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강수석은 손부회장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자 『그럼 손부회장 맘대로 하라』며 의자를 박차고 나갔다.5대그룹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5대그룹간에 커다란 시각 차를 보이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경제장관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구조조정에 모범을 보여야 할 5대그룹이 6대이하 그룹보다도 개혁실적이 미흡하다고 강한 불만을 보였다. 부채비율은 연초에 비해 오히려 높아지고, 반도체는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평가기관도 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총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반면 5대그룹 총수들은 『연초 3각빅딜안이 제기됐을 때보다도 많은 7개업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너무 몰아붙인다』며 반발했다.

재벌의 변명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5대그룹의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재벌이 경제개혁의 핵심』이라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있다. 재벌들이 정부의 비판에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기업구조조정의 모범을 보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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