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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협찬·입장료 ‘Free’… 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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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협찬·입장료 ‘Free’… 인권영화제

입력
1998.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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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인권영화제(12월5∼10일, 동국대 예술문화회관)는 열린다. 벌써 세번째다. 쉬운 일은 아니다.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심의거부로 온갖 압력과 방해에 시달린다. 어떤 영향력에서도 자유롭기 위해 협찬이나 광고도 받지 않는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치러진다. 800달러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작품도 많다. 그러면서 누구나 볼 수 있게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집행위원장 서준식(50·인권운동사랑방 대표)씨의 고집 덕분이다. 그는 지난 해 이 영화제에서 제주 4·3사태를 다룬 「레드헌트」상영을 강행, 국가보안법,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석달만인 2월5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오는 10일 1심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제 준비에 열심이다. 『나는 인권운동가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인권운동은 합법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무시한 검열은 인정할 수 없다. 영화제가 검열제도 개선에 기여할 것이다』

그가 「영화를 통한 인권운동」을 결심한 계기는 95년 미국 인권감시단의 시애틀영화제를 보고 나서. 영화로 불모지인 이 땅에 인권교육의 길을 열기로 했다. 인권영화는 다큐멘터리가 대부분이고 주제의식이 강해 재미가 적은 편. 그러나 그는 『인권의 최소단위인 「생존과 자유」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현실에서 깊은 인간적 고뇌는 사치』라고 했다. 우리영화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 재일동포인 그는 서울대 유학시절 간첩혐의로 구속돼 17년간 옥살이를 하고 88년 출옥한뒤 민가협공동의장,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인권위원장을 거치면서 언제나 인권운동의 맨 앞에 서 왔다. 『인권영화야말로 착한 마음이 만들어낸 가장 착한 영화』라고 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이 되는 해다.<이대현 기자>

◎인권영화제 상영 작품

상영작은 35편.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뉴욕과 암스테르담 인권영화제, 대만 다큐영화제등에 출품된 150여편에서 고른 것들이다. 여건상 필름이 아닌 비디오 테이프로 모두 상영한다. 다큐멘터리「파놀리나」(감독 비키 피나리)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국제필름페스티벌 대상수상작. 어릴 때 마을 추장에게 성폭행 당한 멕시코 여자의 삶을 담았다. 원자폭탄 개발경쟁을 풍자한 뮤지컬 「폭격편대」와 미국 홈리스 여성의 인권유린을 다룬 다큐멘터리「끝없는 강제」는 애니메이션. 올해 암스테르담 인권영화제 대상수상작인「십자가를 진 아이들」은 카자흐스탄의 소년감옥, 「한낮의 별」은 일본 정신장애 화가들의 현장을 찾았다. 피노체트의 폭력과 민중저항을 287분의 다큐멘터리로 완성한「칠레 전투」와 그 후속편 「칠레: 지울 수 없는 기억」도 있다. 우리작품으로는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22일간의 고백」이 눈길을 끈다. 20편을 골라 안양 원주 수원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도 상영할 계획이다. (02)741­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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