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조물주로부터 몇가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권리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이러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인간은 정부를 수립했으며, 이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유래하고 있다…』 토머스 제퍼슨이 기초한 유명한 미 독립선언서의 한 구절이다. 역사상 최초로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강조한 이 문서의 위력은 프랑스혁명의 중심사상으로 승화되었고, 그 결과 절대왕조 부르봉 왕가를 붕괴시킨 사실은 역사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모든 사람에게는 기본적 인권이 있다」고 선언, 노예제도 폐지에 앞장섰던 제퍼슨이 실은 노예 소유자였고, 28세나 연하인 흑인여성노예와의 사이에 자식까지 두었던 사실이 최근 밝혀져 화제다. DNA검사라는 첨단과학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안이니만큼 200년동안 그를 싸고 돌았던 「노예와의 사련(邪戀)설」이 이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네이처」라는 미 과학잡지 11월호에 실린 연구결과는 제퍼슨이 부인과 사별한 뒤 막내딸을 돌봐주던 어린노예 샐리 헤밍스와 관계를 가져 적어도 한 명이상의 자식을 낳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헤밍스가 아이를 낳은 후에도 그녀를 노예신분에서 풀어주지 않았던 제퍼슨의 이중성이라고 외신은 전한다.
■자신이 소유한 노예는 풀어주지도 않으면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주장했던 제퍼슨의 이율배반은 두고두고 뒷말을 남길게 틀림없다.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가 다시 어떤 자리매김을 하게 될지 관심사다. 이른바 「세풍(稅風)」사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총재가 대국민사과의 뜻을 밝혔다. 「국세청장과 차장이 개인적으로 모은 돈의 일부가 당에 유입돼 결과적으로 송구하다」는 해명이 어쩐지 변명처럼 공허하다. 오히려 「하려면 진작 해 파문이나 줄일 것이지 실컷 두들겨 맞은 후에…」하고 사과의 실기(失機)에 대한 수군거림이 없지 않은 것같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