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해 온 64년만의 징크스를 깨고 민주당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미 정계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고무돼 자신 있는 대내외 정책을 펼 태세이다. 공화당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대통령 탄핵절차를 개시한다는 입장이나 맥이 빠진 분위기가 역력하다.◎‘기꺾인’ 공화당/상하원 과반수 유지 자위속 깅그리치 강경노선 비판도/탄핵조사 조기종결 가능성
공화당은 「연거푸 세 번의 선거에서 상하원 과반수를 지켰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에 빠져 있다. 당내에서는 클린턴의 탄핵조사에 너무 매달려 유권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정책개발에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비록 부시 형제의 주지사 동반당선으로 차기 대권에의 희망을 엿보기는 했지만 흑인과 소수민족,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를 겨냥하기 위한 당의 노선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강경한 지도노선이 선거의 패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공화당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예정대로 9일부터 하원법사위의 탄핵조사를 개시할 방침이다. 헨리 하이드 법사위원장은 이날 『공정하고 신속한 방법으로 헌법상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내에서조차 『클린턴은 선거로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탄핵조사는 맥빠진 채 조기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문회에도 클린턴이나 르윈스키 등 중요 관련인을 소환하는 일없이 연내에 여야의 절충에 의해 견책처분 정도로 그칠 전망이다.
◎‘기펴는’ 민주당/클린턴 추문 집요 추궁한 다마토 등 낙선 ‘기쁨 2배’/“세계경제 활성화 노력”
백악관과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를 마음껏 축하하는 잔칫집 분위기다. 특히 백악관측은 르윈스키 스캔들로 비롯된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남은 임기동안 클린턴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데 크게 고무돼 있다.
클린턴은 4일 선거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미국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에 공화당의 정파정치를 누르고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초당파적으로 세계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측은 그동안 클린턴의 사생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알폰스 다마토(뉴욕)와 스타 특별검사의 친구 로치 페어클로스(노스 캐롤라이나)등 두 상원의원이 낙선한 것에 은근히 「고소」해 하는 눈치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장 공화당측에 탄핵조사의 조기종결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반격을 개시했다.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총무는 『미국인은 탄핵조사에 집착하는 공화당을 외면했다』며 『남은 105회 의회의 임기내에 탄핵안을 끝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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