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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연극 ‘디지털! 돼지틀?’/“주인공 죽일까요,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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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연극 ‘디지털! 돼지틀?’/“주인공 죽일까요,살릴까요”

입력
1998.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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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도중 관객들 선택 따라/다른 줄거리로 변경 진행「주문형 플롯」.

연극이 아슬아슬하게 진행될 때 관객이 다른 줄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극단 은행나무가 13일부터 공연하는 인터랙티브 연극 「디지털! 돼지틀?」은 마치 컴퓨터상에서 다른 창을 선택해 가듯 줄거리를 만든다.

양영찬씨가 쓴 작품인데 기존의 자기작품 「토일렛 토일렛」을 자기복제했다고 말한다. 「토일렛 토일렛」은 극히 소심한 회사원 엄호식이 화장실에서 휴지가 없어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내용. 원작에선 회사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주인공 엄호식은 결국 죽는다. 그러나 「토일렛…」이 「디지털…」화하면 줄거리는 유동적이다. 주인공이 죽음에 달하는 순간 관객들에게 『죽일까요, 살릴까요』를 물어 결론을 바꿔버릴 수 있다. 회사에서 부장의 꾸지람이 너무 심하다 싶으면 『이 때 덤빌까요, 참을까요』하고 관객에게 물어 소심한 주인공의 성격까지 달라질 수 있다.

관객의 자유로운 참여를 목적으로 삼고 있지만 즉흥적 분위기에 따라 공연의 성패가 갈리는, 부담 큰 형식인 게 사실. 그래서 연출자 윤우영씨와 배우들은 시연회를 자주 열어 극중 가능한 상황을 미리 연습하는 한편,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제목 「디지털! 돼지틀?」은 새로운 창작양식이 부상하는 컴퓨터시대 공연예술의 변신과, 틀 안에 갇혀사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송바울 엄효섭 정인숙등 출연. 12월27일까지 화∼금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일 오후 3·6시 은행나무극장. (02)3672­6051<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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