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 집중 심화「국민의 정부」 출범후 강력한 재벌개혁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정작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그룹의 경제력집중은 더 심화, 재벌개혁의 알맹이가 없다. 5대그룹에 관한한 재벌개혁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5대그룹은 대규모사업교환(빅딜)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위업종과 계열사가 줄어들지 않았고 자금시장의 돈을 독식하고 있다. 중견그룹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계열사를 대폭 줄인 것과 정반대다. 「국민의 정부」가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벌개혁의 한계가 드러나고 만 것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5대그룹의 자산총액은 4월1일 현재 268조2,033억원에 달하고 올해의 매출액이 지난해 수준(308조97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5대그룹의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 429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8%로 지난해보다 무려 16.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현대와 삼성의 올 매출계획은 각각 81조원, 84조원대로 정부의 일반회계예산규모(75조6,000억원)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것이다.
5대그룹은 회사채발행 등 자금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회사채 발행물량의 80%(21조9,505억원)가 이들에 배정됐다.
계열사도 줄지 않았다. 중소기업형 업종도 여전히 영위하고 있다. 문어발경영의 폐해가 여전한 것이다. 5대그룹의 평균 영위업종수도 6대 이하 그룹의 1.5배인 31개에 달한다. 5대그룹의 경우 빅딜이 추진되고는 있으나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다. 5대그룹 가운데서도 현대와 대우그룹의 확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는 한남투자신탁을 인수한데 이어 기아·아시아자동차 낙찰자로 선정됐고 금강산 개발권을 확보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현대는 더구나 현대종금과 강원은행을 합병, 시중은행으로 만든뒤 은행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대우는 쌍용자동차를 인수, 몸집을 불렸다. 삼성은 중장비부문을 스웨덴의 볼보에 매각하는 등 군살빼기에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있지만 아직도 주력업종중심의 사업재편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재계를 대표하는 5대그룹에 관한 한 재벌의 폐해가 전혀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동아 기아 진로 한라 등 기존의 30대그룹 가운데 절반가량이 부도상태이거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중견그룹은 집단적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한국 재계의 허리가 잘리고 만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5대그룹이 개혁되지 않는 한 재벌개혁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할 수 없고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투자자들도 5대그룹의 개혁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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