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없이 130분간 콘서트이 하이테크 시대, 왜 하모니카인가. 『인간의 숨결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는 사실, 하모니카 최대의 매력이다』 하모니카의 달인 리 오스카(50)가 펼치는 인간주의, 반(反)기계주의 하모니카론은 쾌도난마이다.
그가 구사하는 하모니카는 무려 43종류. 본령인 블루스 즉흥에서 팝 펑키 재즈발라드는 물론 한국팬을 위한 「내사랑 내곁에」까지, 중간 휴식 없이 이어졌던 2시간 1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층까지 가득 채웠던 1일 공연에서 그는 격렬한 호흡과 커다란 몸동작으로 『음악은 인간이 만든다. 컴퓨터란 잘 해봤자 인간을 흉내내는 장치일 뿐』이라는 지론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대부분의 외국연주자들에게 한국은 세계 공연중 지나치는 곳. 하지만 그는 올해 우리만을 위한 특별연주회를 마련했다. 40여차례나 찾은 일본도 이번에는 들르지 않았다. 『94, 96년 왔을 때 한국팬의 열정적 반응을 잊을 수 없었다』 젊은 시절 그를 사로잡았던 것은 격렬한 블루스. 68년 에릭 버든이 주도한 반전그룹 「War」의 일원으로 지미 헨드릭스등 전설적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내 창조력 최대의 동인은 베트남전이 빚어 낸 세계적 불안이었다』고 돌이킨다. 그는 바로 하모니카의 투사였던 것.
「You & I」등 지금까지 모두 7장의 앨범을 발표한 그의 다음 앨범은 「Cricket In The Box」. 블루스 가스펠등 자신의 본령은 물론 세계 각지의 민속 음악까지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덴마크 태생으로 캐나다 국적을 갖고 미국 워싱턴에서 거주하는 그는 가장 인기있는 「Before The Rain」이 『14세때 지은 작품』이라고 귀띔한다. 그리고는 주머니에 꽂아둔 하모니카를 꺼내 블루스를 연주하며 계단을 가뿐하게 내려가는 것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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