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신3저 영향 ‘내년 3∼4월說’ 확산/“금융경색 등 계속” 경계론도 만만찮아「경제회생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우리경제는 지금 어느 지점을 내닫고 있을까」 속시원한 답변을 얻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그러나 생산, 공장가동률을 비롯한 주요경제지표들이 호전양상을 보이고 정부까지 나서 확신에 찬 「내년 상반기 경기저점론」을 소리높이면서 경기의 바닥과 상승시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저점 내년 상반기론 우세
재정경제부는 최근 이례적으로 자료까지 만들어 내년 3∼4월에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강변했다. 9월중 생산실적이 올들어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하고 소비는 감소폭이 줄면서 재고량은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점에 근거한 분석이다. 재경부는 특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고 엔화강세를 비롯한 「신 3저(低)」의 영향이 예상외로 커 앞으로 경기는 더욱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의 주장이 결코 외롭지만은 않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동향」을 통해 한국경제가 「저점에 근접(nearing a bottom)」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점의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금리가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볼때 경기가 곧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등의 상당수 국내 민간연구기관들도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저점이 내년 하반기에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최근들어서는 저점시기를 내년상반기로 앞당기고 있다. 산업활동동향을 분석하고 있는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의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국내경기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L자형에서 저점통과후 단기간내에 경기가 상승하는 U자형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6개월 이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로 판단하면 연말 전후가 저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경색 못 풀면 경기저점 요원
저점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金俊經) 박사는 『올들어 기업부채는 오히려 늘어났고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돈흐름은 여전히 정체돼 있고 세계경제도 하강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저점을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차 금융구조조정이 일단락된 9월 이후에도 금융경색이 풀리지 않아 경기회복에 재를 뿌리고 있고, 수출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9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경기동향이 10월 들어서는 어떤 모습을 띠느냐에 따라 경기저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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