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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아이에게 솔직히 말해주세요

입력
199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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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어른만큼 성(性)을 궁금해 한다.인터넷과 영상정보의 발달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올바른 정보를 일러 줄 곳은 마땅치 않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어른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올바른 성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지 지상강좌를 마련한다.<편집부> ◎연령별 성교육 이렇게

○5∼6세에 시작이 적당

▷유아기·초등학교 저학년◁

성에 대한 태도나 자세가 형성되는 시기. 구체적 성지식보다는 건전한 성의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은 5∼6세 무렵이면 소꿉놀이를 하거나 부모가 하는 행위를 보며 성역할에 대해 배운다. 이 때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을 억압하면 자라면서 부정적 성의식을 갖게 되므로 수준에 맞는 범위에서 그때 그때 주제를 갖고 이야기해주는 게 좋다. 성교육전문가 구성애씨는 『아이에게 임신과 출산에 대해 설명할 때는 음경 고환 질 자궁등 올바른 생식기 명칭을 사용하되 생명과 관련된 소중한 몸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 앞에서 뽀뽀나 포옹등 자연스레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건전한 성의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들을 가장 난처하게 하는 경우가 자위행위. 구씨는 『장난감을 갖고 논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대하는 게 좋다』며 『정도가 심하면 소아정신과의사의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개 한 달 정도 책을 같이 보거나 놀이를 하는등 외부세계로 관심을 돌려주면 몸에 대한 집착의 고리가 끊어진다』고 설명했다.

○만화 등 활용,유머 섞어가며 지도

▷초등학교 고학년◁

성에 대해 본격 학습하는 시기. 발육상태가 좋아져 여아는 4∼5학년 때, 남아는 5∼6학년 때 사춘기가 시작된다. 호기심이 강해 성정보에 대해 탐구적 자세로 접근한다. 남자나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성에 대한 질문도 「어떻게 하면 아기를 가질 수 있는가, 왜 월경을 하나, 언제쯤 키스 애무 성교를 해도 되는가」등 좀 더 수준높은 내용으로 바뀐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솔직하게 알려주는 게 좋다.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이재연교수는 『너무 어려서 대답해주기 곤란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동들은 이해할 준비가 돼 있는 것만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소책자나 만화등의 자료를 활용, 유머를 섞어가며 대화하라』며 『부모가 바라는 올바른 성의식을 감정을 섞어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운동 등 성충동 해소방안 조언

▷중학생◁

성에 관한 구체적 지식과 이성교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필요한 시기. 성에 강한 흥미를 갖고 있지만 숨기고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자녀와 마음 편히 대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녀의 질문에 당황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꾸짖으면 음란물을 통해 잘못된 성지식을 갖기 쉽다. 몽정이나 자위행위는 자연스런 성장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운동이나 건전한 교제를 통해 성충동을 해소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무조건 이성교제를 금지하면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만큼 부모 승낙하에 개방적인 교제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화여대 보건교육학과 문인옥교수는 『중학생의 성경험이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콘돔과 먹는 피임약 정도는 교육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

◎어른부터 지녀야 할 태도/쾌락·남성 위주 가치관 변화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성기지식과 성행위, 쾌감을 고조시키는 기술을 성교육이라고 생각하는 태도. 성교육강사인 구성애씨는 성인대상 성교육을 할 때마다 『다 안다. 차라리 내가 강의를 할 테니 실습이나 하자』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이런 잘못된 성지식이 성문화를 빈약하고 천박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이때문에 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을 바르게 갖는 일. 성은 생명의 원천이자, 동등한 사랑을 전제로 한 행위이며 여기에 쾌락이 가미될 때 온전한 성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족계획협회 자문위원인 김상원 경기대교육대학원장은 『우리 사회에 퇴폐문화가 성행하는 것이나 눈만 뜨면 정력제를 찾는 습성, 낙태율 세계 1위국에 오르게 된 것 등이 모두 생명 사랑 쾌락이라는 성의 3요소 중 하나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도 문제이다. 이때문에 여성을 남성의 욕구충족대상으로만 여기거나 성희롱은 생활의 윤활유라고 여기게 된다. 동시에 남성이 주도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겨난다. 남성이 만족시켜주어야 한다는 여성들의 수동적 태도 역시 바른 것이 아니다. 김원장은 『남녀가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이 전제된 성행위를 추구할 때 노후에 성기능이 떨어졌을 때도 아름다운 성을 즐길 수 있다』고 들려준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을 하면 강요나 일방적인 성은 있을 수 없는 일. 손을 잡는 사소한 일부터 성행위까지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지 않고 강요받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일깨워야 한다.<최진환 기자>

◎읽어 볼 만한 성교육 교재

●엄마,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달라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 사춘기 몸의 변화와 사랑 성행위 출산등에 관한 지식을 엄마가 자녀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일러준다. 교육상담소 「따르릉 선생님」의 김남선 소장이 쓰고 그림작가 정승각씨가 삽화를 그렸다. 사계절. 4,500원

●구성애의 성교육

TV의 성교육 진행자 구성애씨가 95년에 쓴 책. 생명 사랑 쾌락 등 성의 3요소를 중심으로 성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적었다. 도서출판 석탑. 6,000

●우리가 성에 관해 알고 싶은 것,그러나 하이틴로맨스에도 포르노에도 나와 있지 않은 것

남자친구가 요구할 때, 순결의 문제등 10대 여학생이 성에 대해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성애 이지연 지음. 또하나의문화. 8,400원

●뭐야 이건?/그게 나쁜건가요/삐삐에 남긴 메시지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성교육 만화집. 1,500∼3,000원

◎상담기관에 접수된 청소년 성고민 10선

청소년들의 궁금증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상담기관에 전화를 건 남학생은 성관계나 포르노비디오에 관해 많이 묻고 여학생은 임신과 피임을 궁금해 한다. 대답은?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하라.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빼고 어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듣지 않는다』고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김성아 사무국장은 일러준다. 다음은 청소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10가지 질문과 모범답안.<김동선 기자>

■성관계는 어떻게 하나,이때 기분은 어떤가

남성의 음경과 여성의 질이 만나는 것이다. 성관계를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준비를 해야 한다. 남자는 쉽게 발기하지만 여자는 진정으로 원하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 성관계를 했을 때의 기분은 좋은 수도 나쁠 수도 있다. 할 때보다 하고 난 다음의 기분이 중요하다. 보통 「결혼한 다음에 하면 더 기분이 좋다」고들 한다.

■한 번의 성관계로도 임신이 가능한가?

그렇다.얼떨결에 맺는 성관계는 피임을 할 겨를이 없으므로 특히 임신이 되기 쉽다.

■사랑하는데 성관계를 가져도 되는가.

본인의 선택이다. 아기를 낳게 될 때 책임질 수 있는지, 두 사람이 깊이 사랑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결혼한 이후에 하는 것이 부작용이 적다.

■자위행위를 하면 키가 안 큰다고 하는데

사실아 아니다. 자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빠져들면 좋지 않다. 자위를 하면 대개 죄책감에 빠지게 되므로 평소 생활을 열심히 하고 절제를 익히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성기가 남보다 작은 것 같은데

20세까지 자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 성기의 크기는 쾌감과 상관이 없다. 작다고 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콘돔은 무엇인가?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상황 일때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을 맏아주는 기구이다.

■에이즈는 왜 걸리나

에이즈환자의 피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며 곁에 있다고 걸리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건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포르노비디오에 나오는 장면은 사실인가

사람을 흥분시키기 위해 연출된 것이지 사실은 아니다. 감각만 자극하는 포르노를 사실로 알고 빠지면 변태가 될 우려가 있다.

■동성을 좋아하는데 나중에 동성연애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기에 잠깐 동성을 좋아하는 기분이 들수도 있다.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렇지 않다.

■성폭행을 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길 가다 뺨맞은 것과 같이 본인에게는 잘못이 없는 일이다. 산부인과에 가서 상처를 치료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상담소나 경찰서에 신고한다.

◇청소년대상 성상담기관

대한가족계획협회 부설 성 상담전화 (02)634­2003

서울청소년상담실 (02)855­0625,715­0625

서울YMCA성교육상담실 (02)599­8462

내일신문부설 성교육센터 (02)338­7480

한국성폭력상담소 (02)529­4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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