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 대처 업주 달아나서울 관악경찰서의 단란주점 비호의혹(본보 4일자 23면)이 보도된 이후 유사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서 미성년자 접대부를 구해내기 위해 신고했던 한 아버지도 4일 『경찰이 불법행위를 한 업주를 잡아들이기는 커녕 고의적인 늑장대처로 달아나도록 했다』고 주장하며 경찰과 업소의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의 백모(45·건축업)씨는 1년6개월동안 찾아다닌 딸(17)이 「전격성 간염」이란 치명적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거 상경했다. 딸은 성인남자만 보아도 파랗게 겁에 질리는 등 심신이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
분노한 백씨는 딸로부터 『일하던 단란주점에 나같은 미성년자가 3명이 더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1일 대검찰청의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에 신고하는 한편 업주 김모(51·여)씨와는 이날 오후 3시 병실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검찰의 연락을 받고 왔다는 서울북부경찰서 형사들은 『관할이 아니다』라며 돌아갔고, 이들이 연락한 종암서 형사는 오후 4시께 『김씨에게 경찰서로 출두하라고 연락했다』고 전화만 걸어왔다. 더구나 이날 오후 김씨의 이종사촌오빠라면서 찾아온 천모씨가 『종암경찰서의 윗사람들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김씨가 3시에 나오려고 했는데 경찰에서 전화가 와 가게문을 닫고 잠적했다』고 말하며 백씨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백씨는 『경찰이 김씨에게 미리 전화를 해 도망가게 한 것이 틀림없다』고 흥분했다. 종암경찰서는 이에 대해 『1일 오후 4시께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가 백씨의 진술을 받은뒤 김씨가 운영하는 술집과 집을 덮쳤으나 잡지 못했다』며 『아직 검거하지 못했을 뿐 업주 김씨나 천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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