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을 배제한 대신 세심한 線과 디테일국내에서는 고가의 옷을 입는 것을 사치로 여기는 편이다. 디자이너 김영주(47)씨는 『옷에는 입기 위한 실용적 의미외에도 옷입는 사람의 계층 감각등을 나타내는 상징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 「김영주밀라노」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보수적인 중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파격을 싫어하는 고객들처럼 옷도 일정한 틀 안에 담겨있다. 검정과 회색 흰색의 무채색 계열이 주를 이루고 간혹 파스텔톤이 섞이는 정장형 옷은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은근한 자태가 아름다운 규수를 보는 듯하다. 화려함을 배제한 대신 치밀하게 절개한 선과 세심한 디테일이 특징이다.
기본에 충실한 옷을 만들지만 그렇다고 유행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만큼 유행에 민감한 곳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향과 맞추는 데도 힘쓰고 있다. 그가 특히 주시하는 곳은 브랜드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밀라노. 실용적이면서 고품질의 의복이 특징인 그곳 분위기가 자신에게 맞는 것같아 95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밀라노컬렉션에 네차례 참가했다.
IMF로 해외시장에서는 일단 발을 빼기로 한 그는 대신 국내 고객을 끌어안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경영능력이 뛰어난 디자이너로 평가되기도 한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패션명문인 FIT단기코스를 수료한 뒤 87년 시작한 「파라오」는 지난해 초 코오롱에서 인수했다. 디자이너와 기업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지만 작업방식 디자인의 지향점이 달라 함께 일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김영주밀라노」를 열었고 1년만에 매장을 10개로 늘려 놓았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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