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원들 “꼬리 잘 잘랐다” 환영

◎비주류선 “시점 아닌것 같다” 시큰둥이회창 총재가 4일 의원총회에서 전격적으로 「국세청 불법모금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자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잠시 술렁거리면서도, 『뒤늦게나마 꼬리를 잘 잘랐다』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국세청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돈이 당에 유입된 것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버틸수록 손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이에대해 박희태(朴熺太) 총무는 『여야 영수회담으로 가는 길을 열어보자는 것과 여권의 세풍공세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중위(金重緯)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은 『세풍(稅風)문제는 여권이 파고들수록 우리는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총재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전 부총재등은 『유감표명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원론적 견해만 피력했다.

반면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여권에서 세풍공세에 새로 불을 지피고 있어, 사과할 시점이 아닌 것같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상당수 의원들은 『유감발언이 이총재와 한나라당에겐 다소 부담을 덜어줄 지는 몰라도 정국정상화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이총재의 사과표명은 의총에 앞서 김대통령의 발언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비상대책위에서 먼저 걸러졌다는 후문.<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