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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는 이유만으로?/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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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는 이유만으로?/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입력
199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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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정년 단축안이 나온 후 교사,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바라보며 무엇때문에 고령 교사가 문제가 되는지를 생각해봤다. 기획예산위는 일반 국민의 70% 이상, 학부모의 64%이상이 정년 단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정년 단축 추진의 배경자료로 내놓았다. 정말 국민들이「늙은 교사는 싫다」는 이유만으로 정년단축을 원하는 것일까.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자식을 둔 학부모로서, 내가 퇴출했으면 싶은 대상은 고령 교사가 아니다. 능력이 부족하고 고의적으로 나쁜 행동을 일삼는 질 낮은 교사이다. 아마 대다수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똑똑한 인격자 교사밑에서 1년만에 얼마나 놀라운 모습으로 성숙하는지, 또 무능한 교사밑에서는 얼마나 분통터질 정도로 나태하게 변해가는지 경험했을 것이다.

다수 국민들이 정년단축에 찬성한 것은 자식을 가르쳤던, 무능했던 어떤 교사를 떠올리며, 잘못된 것을 보고도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이 교육환경을 개혁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걸름장치가 필요하며, 정년단축외엔 방법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 나온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고령 교사중에는 컴퓨터를 다룰줄 모르고,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뛰는 것을 꺼리는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란 생각에서 나온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교단에서 나쁜 교사를 걸러내려면, 정년단축에 앞서, 수시로 문제있는 교사를 퇴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아야 한다. 「교사=평생직」이라는 개념부터 먼저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 평생직에 안주하는 교사들이 만들어내는 모두 똑같은 모양의 평범한 아이를 우리사회는 이제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

교직의 특수성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정년 단축에 불만을 터뜨리는 고령교사들도 생각을 바꾸었으면 한다. 교사는 정년 갖고 왈가왈부하는 은행원이나 회사원이 되어선 안된다. 우리아이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교사밑에서 최고의 학생이 나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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