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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금융 축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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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금융 축으로 재편

입력
1998.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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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樹種 대신 경박단소형 회귀 ‘생존위한 내실경영으로’/1등주의·평생직장 포기 7·4출퇴근제 대부분 중단/해외 5개 본사건물 매각/102층 사옥건설도 백지화삼성이 조용히 자기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99년 신경영 3기진입을 앞두고 삼성은 신경영의 이념과 주력사업을 조정하는 대대적인 개혁작업에 돌입했다. 재계의 양대산맥중 현대가 금강산관광등으로 재계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내실위주의 안정을 지향,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개혁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12일부터. 삼성은 이날부터 국내외 전 임원과 부장급간부 7,0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에 들어갔다. 그룹전체간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창사이래 처음. 기아 3차입찰 마감일인 이날부터 삼성의 새로운 개혁작업이 시작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미 이때 기아인수 실패를 전제로 21세기를 앞둔 경영전반에 대한 개혁작업을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우선 그룹 간부교육에서 엿보이는 삼성개혁의 방향은 경영패러다임의 변화다. 1기(93∼95년) 2기(96∼98년)를 마무리한 신경영의 패러다임이 철저한 자기부정을 통해 궤도수정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신경영은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93년부터 재계는 물론 사회 전반의 개혁을 주도하며 펼쳐온 삼성 경영이념의 요체. 삼성은 신경영을 통해 유지해왔던 「1등주의」와 「평생직장」의 개념을 포기했다. 오전 7시 출근과 오후 4시 퇴근을 말하는 신경영의 상징 「7.4제」는 본관건물입주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단했다. 해외 경영의 거점이었던 해외 5대 본사는 대부분 사옥을 매각했고 102층짜리 국내 최고층빌딩으로 추진되던 제2사옥 건설은 백지화됐다.

경영이념의 변화는 주력사업의 개편으로도 연결된다. 삼성은 전자와 금융을 양대축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자는 삼성전자와 전관 전기 코닝을 수직계열화해 거대 전자그룹군으로 통합하고 금융은 기존의 생명 화재 투신 증권 카드 할부금융에 이어 은행업에 진출,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복안이다.

전자와 금융위주의 개편은 결국 경박단소형에서 21세기 중후장대형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려던 자동차등 새사업의 좌절을 의미한다. 신경영이후 중후장대형 사업 진출을 꾀했던 삼성은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항공의 항공기제작부문, 삼성중공업의 발전설비와 선박엔진은 내놓았고 중장비부문은 볼보에 매각한 상태. 여기에 대표적 새사업인 유통을 포기할 경우 삼성의 사업구조는 신경영이전 상태로 회귀하는 셈이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기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연말 암중모색을 통해 삼성이 택할 선택이 궁금하다』고 말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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