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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수와 체감지수/김동영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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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수와 체감지수/김동영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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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끝에 희미한 빛이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들어 애창하고 있는 「신곡(新曲)」이다. 얼마전 발표된 9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이 노래가 즐겨 불리는 까닭을 알 만도 하다.외환 위기 이후 추락을 거듭해오던 생산실적이 올들어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소비와 공장가동률 등도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경제회생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희망섞인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현실로 눈을 돌리면 「터널 끝은 아직 멀었다…」는 옛노래만이 메아리칠 뿐이다. 정부가 발표한 9월중 평균 공장가동률은 올들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이 수치로만 보면 생산활동은 외환위기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협중앙회가 1,2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중 공장가동률은 58.5%에 불과하다. 정부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소비도 늘어나야 하지만, 민간기관의 조사결과는 「앞으로 소비를 더 줄이겠다」는 내용이 압도적이다.

정부당국이 조사·발표하고 있는 경기지수(指數)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경기지수의 호전은 경제전반에 희망을 주고, 머지 않은 장래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경기지수를 맹신해서는 안된다. 통계는 통계일뿐이다. 경기지수가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인 경기상황과는 괴리를 보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 「지수경기」가 창조해 낸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만을 되뇌이다가 외환위기를 맞은 쓰라린 기억도 아직 선명하게 남아 있다.

시장은 아직 얼어붙어 있다. 지수로 나타나는 경기를 10% 개선시키기 보다는 피부경기를 1%라도 빨리 나아지게 해야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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