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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참모습 들여다보니…/체계적 재평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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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참모습 들여다보니…/체계적 재평가 잇따라

입력
1998.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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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교함의 화신이 아닌 탁월한 군략가·경영자/문학에도 뛰어난 재능남들로부터 「조조(曹操)같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기분이 매우 나쁠 것이다. 나관중(羅貫中)의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조조는 「난세(亂世)의 간웅(奸雄)」이라는 말처럼 간교함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정적 「조조론」을 뒤엎는 책들이 최근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문학과지성사의 「천하경영­조조의 삶과 문학」, 바다출판사의 「인간조조」, 도서출판 청양의 「거꾸로 읽는 삼국지」가 그런 책들이다. 그동안에도 조조를 「변호」하는 책들은 간간이 출판됐지만 체계적 조조론은 드물었다. 조조의 재발견은 탁월한 군략가, 경영자였던 그로부터 삶의 전략을 얻으려는 시대의 요구 때문일 것이다.

오수형 서울대(중문과) 교수가 엮은 「천하경영­조조의 삶과 문학」은 조조가 남긴 대표적인 시 10여편과 통치철학이 담긴 문장 60여편을 통해 진면목을 더듬고 있다. 「천지간에/귀한 것이 사람이니/임금 세워 백성 다스릴 땐 준칙을 세웠다네/…슬프구나 후세에는 제도와 법을 바꾸었지/백성부려 임금만 위하니/백성들은 부역에 시달린다/…세상에서 백이(伯夷)를 찬탄함은/풍속을 바로잡기 위해서며/사치는 커다란 죄악이요/검소함은 공인된 덕목이다…」(악부시집·樂府詩集 제27권). 조조는 뛰어난 시인이며 훌륭한 정치가였다. 오교수는 그의 일생을 역사 속에서 재구성하고 「조조는 난세에 웅지를 품고 천하통일에 매진하여 결국 중원을 통일하고 전국을 호령하며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낸 큰 인물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재하 경성대(중어중문학과)교수가 지은 「인간 조조」(바다출판사)도 왜곡된 조조를 위대한 영웅으로 복원하고 있다. 조조는 중국 한(漢)나라 말의 혼란기에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던 인물이었다. 이교수는 그가 동시대의 어떤 사람보다 백성을 사랑한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정치가이자 병법가였고, 군사지휘관이었으며 문학을 사랑하여 문학적 기운을 융성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조조에 대한 평가는 숱한 왕조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족세력이 중원을 차지하고 있을 때는 그런대로 높이 평가받다가 동남쪽으로 밀려나면 배척대상이 됐다. 급기야 조조는 촉한(蜀漢)정통론의 관점에서 쓰여진 「삼국지연의」를 통해 엉뚱한 방향으로 자리매김됐다는 것이다.

「거꾸로 읽는 삼국지」(김진철 편역)는 「삼국지연의」의 잘못된 부분을 역사에 비추어 바로잡은 책. 편역자는 나관중이 유비를 옹호하기 위해 소설에서 조조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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