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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보 억지민원 ‘홍역’/변형섭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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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보 억지민원 ‘홍역’/변형섭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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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료보험료 고지서가 가정에 배달된 뒤 「민원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에는 하루 평균 1만여통의 항의성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담당 직원들은 민원인의 문의에 답하느라 업무에 손을 놓은지 오래고, 전화 회선은 평상시의 10배가 넘는 과부하가 걸려 휴일에도 하루종일 「통화중」이다.민원인들의 목소리는 흥분 일변도다. 다짜고짜 입에 담지 못할 욕설부터 퍼붓는가 하면 『이유 불문하고 보험료를 내려달라』며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많다. 『보험료 부과체계를 만든 공무원들이 공산주의자아니냐』며 사회보험 제도 자체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부터 『고위층에 얘기해 파면시켜 버리겠다』는 협박에 이르기까지 반응은 다양하다. 심지어 종전보다 보험료가 인하된 가입자들에게서는 『그동안 부당하게 올려 받은 보험료를 돌려달라』는 상식이하의 민원까지 쏟아지고 있다. 인상가구들끼리 연대, 집단적인 납부거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780만 지역조합가입자를 소득과 재산에 따라 등급을 매긴 뒤 보험료를 차등부과하는 통합부과체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IMF관리체제이후 소득은 줄었는데 재산등급이 높아 억울하게 보험료가 오른 사례도 많다. 적절치 못한 인상사례를 선별, 구제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대책마련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식의 판단은 곤란하다. 계층간 부담의 불평등을 없애 「여유있는 사람은 더 내고, 가난한 사람은 덜 내는」 사회연대성의 원리를 살리자는 것이 의보통합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월평균 보험료가 통합 이전보다 333원 인하됐다는 통계는 통합의보의 순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여유 있는 사람」들의 이해와 수용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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