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욱(裵在昱·53) 전 청와대사정비서관은 김영삼(金泳三)정부시절 5년 내내 사정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사정활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던 문민정부 출범 초기부터 한보사건·김현철(金賢哲)씨 비리사건 등 집권 후반기의 대형사건에 이르기까지 서슬퍼런 사정의 칼을 휘둘렀던 그가 5년만에 사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배씨는 사시 15회 출신으로 서울지검 특수부, 대검 초대 공보관, 중수부 4과장을 거친 뒤 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김 전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로 줄곧 사정의 중책을 맡을 정도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그는 현정부와는 「악연」으로 얽혀 있다. 95년 11월께부터 경찰청과 은감원등을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비자금을 은밀하게 추적했던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 자료를 경남고 동기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에게 전달, 현정부 출범후 친정인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입건되지는 않았다.
배씨와 이번 사건 주임검사인 이승구(李承玖) 대검 중수1과장은 김태정(金泰政) 검찰 총장이 86년 서울지검 특수부장으로 있을 때 휘하 검사로 함께 일한 인연을 갖고 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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