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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권오길의 생물이야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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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권오길의 생물이야기:23)

입력
1998.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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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마디 ‘딱’ 소리 관절낭액속 공기탓농부는 죽으면 어깨부터 썩는다는데 뼈마디도 진배가 없으렷다. 이 관절이 있었기에 펴고 오무리는 운동을 재빠르게 한다. 그런데 어찌하여 손·발가락을 비틀어 꺾으면 「딱」하는 소리가 나는 것일까. 그것도 어린아이들은 잘 안되며 한 번 소리가 난 다음에는 바로 되지 않는다. 미리 말하지만 하늘을 찌를듯한 과학도 아직 그 원리를 정확히 모른다.

두 뼈가 만나는 관절에는 항상 점액이 있어 마찰을 줄여준다. 양쪽 뼈 끝은 연골(물렁뼈)이 붙어 있고 연골 밖은 관절피막(被膜)이 싸고 있으며 막 안에 관절낭액이 채워져 있어 연골에 양분을 공급하거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런데 늙으면 이 물도 말라버려 뼈끼리 맞닥뜨리게 된다.

관절낭액에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같은 공기가 녹아 있는데 손가락뼈를 잡아 비틀면 액이 눌려 공기가 빠지며 소리가 난다.

관절낭액의 공기 빠지는 소리가 그렇게 클 수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글쎄요』라는 답밖에 못한다. 어쨌거나 연습하면 할수록 소리가 커지는데 너무 자주 꺾으면 손마디가 굵어지고 심하면 부드러운 조직에 해롭다고 한다. 빠져나온 공기의 80%가 이산화탄소라는 것도 밝혀졌다.

배가 고프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공기가 덜 빠진 방바닥의 보일러관에서는 왜 또 꾸르륵 소리가 날까. 배의 소리는 대장에서 미생물이 분해한 공기가 대변덩어리 틈새에 끼여 압축돼 있다가 밑으로 밀려나가면서 나는 것이다. 손가락마디에서도 그렇게 소리가 난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날 때가 있는데 이것은 힘줄이 비틀리면서 나는 것이다. 결국 공기와 힘줄이 뼈마디 소리의 주범(?)이라 하겠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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