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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두드러진 여성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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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두드러진 여성 파워

입력
1998.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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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회의원 11명 송곳 질문으로 국감장 긴장/정치적 고려보단 소신 중시/성실한 자세로 의외 대어도10월26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국무총리실의 국정감사장. 정무위 김영선(한나라당) 의원 앞에서 차관급인 비서실장이 쩔쩔 맸다. 인사문제에 관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자 비서실장을 일으켜 세운 것. 김의원이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는 국감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하자 비서실장은 『직원들이 빠뜨린 걸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30대 초선인 김의원은 50대공무원에게 『그것 하나 제대로 못 챙기니 인사문제가 시끄러운 것 아니냐. 국감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여성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구색갖추기용이 아니다. 10월23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국민회의) 의원이 부산 다대·만덕지구 특혜의혹을, 김정숙(한나라당) 의원이 정신문화연구원의 비리의혹과 이해찬 교육부장관 딸의 불법과외문제를 제기하고 이미경(한나라당) 의원이 팔당지역 농지전용을 밝혀내는등 활약이 두드러진다.

15대 국회 여성의원은 전체의 3.7%인 11명. 역대 국회에서 가장 많다. 임진출(한나라당) 박근혜(〃) 추미애(국민회의) 의원등 지역구출신이 3명이다. 소속상임위도 재정경제위(한영애·국민회의) 행정자치위(추미애) 산업자원위(박근혜) 환경노동위(이미경) 정무위(권영자·한나라당, 김영선)등 다양해졌다. 그 밖에 교육위에 김정숙(한나라당) 문화관광위에 임진출(〃) 보건복지위에 오양순(〃)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환경노동위 소속인 신낙균(국민회의) 문화부장관은 자신도 국감을 받는 국무위원이어서 6, 11일 감사때 서면질의만 할 예정이다. 최근 소속상위가 환경노동위로 바뀐 신장관은 보건복지위 소속일 때 다른 의원장관들과 달리 보건복지부에 70여건이나 자료를 요구했다.

여성의원들은 국감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하고 정치적 고려보다 소신을 지킨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높다. 이미경의원이 여행원 퇴출문제를 거론한 것이나 김정숙 의원이 여교수 채용할당제를 건의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학맥이나 권력층과의 친분을 통해 얻는 고급정보가 적지만 현장을 꼼꼼하게 챙겨 의외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한영애 의원은 『하루 매출이 42만원도 안되는 강남 룸살롱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 과세체계의 문제점을 따졌다. 오양순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국감에서 직원 2,8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친인척관계이며 과장 밑에 직원이 1명뿐인 과가 8개나 된다고 방만한 경영을 꾸짖었다.

여성의원들은 더 이상 「여성적」이지만은 않다. 한영애 김영선 의원은 「싸움꾼」으로 소문나 있다. 의원들의 국감활동을 모니터하고 있는 정치개혁시민연대의 양세진 사무국장은 『보수적인 국회가 국민정서와 사회변화를 따라가는데 느린데 비해 여성의원들은 진보적이어서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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