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등에 설치하면 자동으로 진동모드 변환지난달 20일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연주회가 있었던 판문점 야외무대. 연주도중 갑자기 울려대는 휴대폰발신음으로 화들짝 놀란 정씨. 하지만 휴대폰발신음은 연주회내내 몇 번이고 더 울려대 음악애호가들의 분노를 샀다.
공연장, 극장, 성당, 식당, 지하철, 상가(喪家)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휴대폰과 삐삐의 발신음. 공연과 예배, 엄숙한 장례분위기를 깨트리는 이동통신기기의 발신음을 잠재우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제1회 대학정보통신 아이템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봉래(32·고려대 컴퓨터학과 박사과정)씨가 신종공해로 떠오른 이동통신기기 발신음문제를 해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씨의 아이디어는 공연장입구에 전파송신기란 특수장치를 설치, 통과하는 모든 무선통신기기의 착·발신모드를 진동으로 바꿔주는 개념.
당시 심사를 맡은 정통부는 이러한 기술이 현재 사용중인 휴대폰과 무선호출기에 대해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논란을 벌인 끝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대상으로 선정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입구나 출구에 설치된 광센서가 이동통신단말기를 감지하면 전파송신기는 곧바로 전파를 발사하게 됩니다. 공공장소로 들어갈 때는 진동모드로 바꿔주는 전파를, 나갈 때는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전파를 발신하는 거지요』 1초에 수십번 전파를 발사할수 있기 때문에 극장이나 연극장 등에는 안테나를 하나만 달면 된다. 아직 제품이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벌써부터 아이디어와 설계기술까지 확보한 박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씨는 내년께 정부에서 지원하는 3,000만원가량의 창업지원금으로 직접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다. 『이미 국내 특허를 제출했고 내년께 세계 주요국에 특허를 낼 생각입니다. 휴대폰공해를 완전 해결할수 있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박씨는 창업후 성공하면 이를 토대로 컴퓨터자연어처리분야에 또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3급 지체장애인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박봉래씨는 오늘도 성공벤처기업가로의 비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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