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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김정일 만남의 의미(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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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김정일 만남의 의미(社說)

입력
1998.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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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중 최고권력자인 김정일 총비서겸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같다. 무엇보다도 현대가 추진중인 금강산관광사업을 비롯한 다각적인 대북투자에 대해 북한의 최고통치자가 이를 사실상 보장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일각에서 우려했던 현대그룹의 대북 민간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요인은 상당부분 경감됐다고 볼 수 있다.금강산개발을 둘러싸고 그간 북한내부에는 개혁과 개방을 둘러싼 이른바 보혁(保革)갈등양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보수적 색채의 군부는 금강산개발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소문나 이 사업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누구도 자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정명예회장을 직접 만나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할 뜻을 밝힘으로써 이제 이같은 기우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경제난으로 외자도입이 시급한 김정일에게는 현시점에서 현대와의 제휴외에는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금강산개발은 이제 북한의 외화벌이용 국가적 지상과제가 됐음을 의미하며 현대등 우리기업의 활발한 대북진출이 확실시 된다.

이번 김정일면담은 또 화석화한 남북 당국간 대화자세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금강산관광사업이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등 민간단체끼리의 협약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많은 외생변수로 해서 남북한 당국의 개입을 불가피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예컨대 연간 150만명으로 추산되는 관광객의 신변안전문제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 북한이 손을 내젓고 있지만 만약 관광객으로 인해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양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정명예회장편에 특별한 대북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하지만 정회장이 김정일과의 면담에서 이런 유의 정부 관심사를 대변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북한의 향후 반응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우리는 정회장일행의 이번 방북과정에서 나타난 일련의 혼선에 주목한다. 물론 현대가 제때에 보고를 해주지 않으면 주무부서가 모르게 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의 지적대로 주무부서가 정회장일행의 체류지연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실상파악을 못했다면 이건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정부의 업무장악력에 의문을 갖게 하는 동시에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현대측의 보고의무 소홀에서 빚어진 일이라면 정부는 마땅히 그 책임을 현대측에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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