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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핵분열/分社 열풍/기업은 잡음없이 인원 감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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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핵분열/分社 열풍/기업은 잡음없이 인원 감축 효과

입력
1998.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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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은 정리해고 칼날 피할수 있어/그러나 살아남을 수 있는가는 미지수…/새롭고 불가피한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분사(分社·기업 쪼개기)가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임직원이 회사의 특정 사업부문을 인수, 독립 경영하는 분사제도는 기업 입장에선 잡음없이 인원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종업원 입장에선 정리해고를 피할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구조조정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충분한 준비도 없이 단지 감원수단으로 분사제도를 이용하거나 종업원들이 실직을 면하기 위해 확실한 비전도 없이 분사를 추진하는 경우가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분사 성공사례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환상마저 일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대그룹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분사를 활용하는 곳은 삼성. 삼성은 분사후 3년간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분사업체 임직원들에게 깎이는 봉급분 만큼을 현금으로 보전해주면서까지 분사를 촉진하고 있다. 현대 LG 대우 등 대부분 대기업도 경쟁력없는 사업부문이나 비핵심 사업의 경우 분사화, 핵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분사를 하면 당장은 월급이 깎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은 적자를 내던 사업이더라도 흑자 사업부문에서 이를 상쇄, 회사 전체차원에서 봉급수준이 결정됐지만 분사후엔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사를 하면 내사업이라는 애착심이 생기고, 살아남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게 된다. 분사는 종업원들의 주인의식과 협력정신을 높여 생산성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사 지원방안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업체는 분사후 2∼3년간 수주 물량을 보장해주고 시설이나 사무실을 무상 임대하는 등 다각도로 지원해주고 있다. 따라서 기왕 자기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겐 분사제도가 더없는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분사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정리해고 위험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끊임없는 구조조정설에 마음 졸이고 회사측의 은근한 퇴사압력에 시달려온 사람들에게 분사는 더 없이 좋은 대안이 된다. 대기업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사업부도 새로운 법인체로 독립하면서 오히려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분사 이후이다. 우선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면 대기업들이 분사시킬 이유가 없다. 시장규모가 너무 작거나 한계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분사대상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이 장기적으로 계속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자유기업센터 공병호소장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는 경우에만 분사해야하며 단지 해고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분리된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자신의 퇴직금까지 날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대기업에서 주로 이뤄지는 분사방식은 인적 구성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자금 관리 생산 마케팅 등 각 분야 노하우가 모두 필요한데 대개의 기업에서는 특정 사업부문 사람들끼리 뭉쳐 분사를 추진한다. 전공분야가 똑 같으니 일의 분배부터가 쉽지 않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K과장은 『분사기업의 성패는 상당부분 경영능력에 따라 좌우된다』며 『그러나 자금력 영업력은 전혀 갖추지 않은채 의욕만 앞세워 분사를 추진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자금력과 경영능력은 분사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초기에는 애사심, 공동체 의식 등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금과 경영능력의 확보가 중요해진다. 공병호소장은 『다수의 종업원이 권력을 분점, 경영권의 구심점이 없는 경우 거의 대부분 실패한다』며 『경영자는 사생결단의 각오로 뛰어야하며 종업원 개개인은 분사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분사시 종업원들은 내부유보를 통해 재투자하기 보다는 당장 이윤을 나누어 가지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경영자의 결단과 리더십은 분사 성패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이런면에서 분사는 하나의 실험이다. 그것도 위험부담이 아주 큰 모험인 셈이다. 그러나 분사는 대량 실업시대에 효과적인 실업억제책이며, 대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분사를 추진하되 분사 당사자(종업원)나 기업이 명확한 비전을 가져야 하며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모기업도 인센티브 제도 등을 활용, 분사업체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정부에서도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대우경제연구소 경영컨설팅센터 윤문노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분사후 일정기간은 모기업의 출자제한, 부당내부거래제한 적용 완화등으로 분사업체의 성장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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