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 남북합동 통일음악회/김덕수·안숙선 등 13명 방북/서울선 작품연주회·영화 상영도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95)은 끝내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베를린에 묻혔다. 67년 동베를린간첩단 사건, 남쪽의 독재정부 비판, 80년대 북한 왕래등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남북 분단이 빚은 비극이다. 그의 3주기를 맞아 서울과 평양에서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3∼5일 평양(3일 모란봉극장, 4·5일 윤이상음악당)에서는 남북한 합동으로 제1회 윤이상 통일음악회가, 3일 서울 아트선재센터(027338945)에서는 오후 7시30분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평양의 제1회 윤이상 통일음악회는 남측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북측 윤이상음악연구소가 공동주최한다. 남북한 음악인이 한반도에서 한 무대에 서기는 90년 평양(10월)과 서울(12월)을 오가며 열렸던 통일음악회 이후 처음이다. 방북단은 13명으로 음악학자 노동은, 작곡가 이건용, 지휘자 박범훈, 명창 안숙선, 김덕수등 사물놀이단 4명, 바이올린 연주자 김현미,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안동혁, 소프라노 윤인숙등 음악가 11명이 포함돼 있다. 북에서는 윤이상관현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인민예술가인 지휘자 김병화, 카라얀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을 차지한 공훈예술가 김일진등 최고의 음악가들이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윤이상의 음악을 중심으로 짜여졌으며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서양 고전음악도 연주한다. 공연형태는 남북한음악을 번갈아 발표하고 남북 음악가가 협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건용의 칸타타 「들의 노래」를 북의 윤이상관현악단·합창단이 연주하고, 박범훈이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며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소프라노 윤인숙은 북한 피아니스트의 반주로 연주한다.
서울의 추모음악회는 독일 실내악단체 트리올로그앙상블이 윤이상의 「영상」(68), 「트리오」(73), 「동서의 단편」(94)을 한국초연하고 윤이상음악에 의한 김현옥의 무용영화「밤이여 나뉘어라」를 상영한다.
윤이상은 남쪽에서 오랫동안 금기였다. 공식 연주회로는 82년 9월 처음으로 제7회 대한민국음악제에서 이틀간 윤이상 작곡의 밤이 열렸고 94년 서울 부산 광주에서 윤이상 음악축제가 열렸다. 북한은 매년 윤이상음악제를 열고 그의 이름을 딴 연구소, 관현악단, 음악당을 운영하고 있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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