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확인 ‘007작전’ 방불/본보추적 특종보도 개가정주영 현대명예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면담성사 사실을 현대 본사와 정부가 알기 까지에는 10여분간의 긴박한 「007 첩보작전」이 있었고 이 과정을 끈질기게 추적한 한국일보는 「특종 보도」의 개가를 올렸다.
10월30일 밤 11시30분께 현대종합상사 베이징(北京)지사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평양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지사 직원들이 시간상으로 두사람의 면담을 「물건너간 일」로 생각하던 차였다. 수화기를 들자마자 『밥을 잘먹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지사 직원은 직감적으로 평양 실무자가 면담 소식을 우회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눈치챘다. 베이징의 직원은 그래도 미심쩍어 『큰 사람도 있었느냐』고 물었다. 평양에서는 『그렇다』는 대답이 흘러 나왔다. 물론 두 사람이 만찬을 함께 한 것은 아니었다.
베이징의 직원은 수화기를 놓자마자 서울 계동 현대 본사에 전화로 『잘먹었답니다. 큰 사람도 포함됐답니다』라고 알렸고 현대 본사는 이를 통일부 등 관련 부서에 전했다. 이때가 밤 11시40분. 한국일보는 밤 11시45분께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전체적으로 일이 잘된 것같다. 알아서 해석하라』는 말을 듣고 「면담 성사」를 직감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자정 무렵 정부 고위당국자에게 이를 확인, 『만났다. 확실하다』는 답변을 듣고 31일자 서울 시내판에 해설까지 곁들인 특종 보도를 할 수 있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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