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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의 안전불감증(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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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의 안전불감증(社說)

입력
1998.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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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발생한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전형적인 참사다. 탈출구가 없는 고층 작업장에서 일하던 27명의 노동자가 불에 타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하여 사망했고, 불을 끄던 소방관등 많은 사람들이 다쳤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경찰은 배관 용접작업에서 튄 불티가 인화물질에 옮겨 붙은 것으로 일단 추정하는 것같다. 최초의 불길이 어떻게 번졌는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용접작업에서는 불똥이 튀게 마련이고 주변에 인화물질이 있으면 옮겨붙는 것이 과학적인 이치다. 작업의 성격상 용접이 필수적이라면 그 인화 위험을 예방할 안전장치와 수칙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따져 그 책임을 단단히 물어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두번째 문제점은 위험이 발생했을 때 탈출할 수 있는 안전대책과 구조대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200여명이 용접기구와 각종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일하는 고층공사장에서 소화전이나 방독면등 화재예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고, 계단이외에 긴급대피 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이 공사장은 한달전에도 용접불티가 인화물질에 옮겨붙으면서 불이나 노동자 2명이 중화상을 입었던 곳이었다니 시공업체가 얼마나 안전대책에 무감각했던가를 알 수 있다.

태풍이나 폭우등 천재지변에 노출되는 피서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각종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세상이다. 하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노동자들의 작업장을 뻔히 보이는 위험에 방치해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감독관청은 관행화한 공사장의 안전불감증을 다스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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