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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과 유머가 만났다/유쾌한 웃음으로 성을 얘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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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과 유머가 만났다/유쾌한 웃음으로 성을 얘기하는

입력
199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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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애의 아우성·애니메이션 누들누드/풍류와 해학과 상상력이 넘치는/영화 옥보단3·모넬라 등이/“성은 자연스럽다”고 외친다유쾌한 성의 계절이다. 웃음 속에서 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은밀하고 무거우면 쑥스럽고 부담스럽다. 시작은 TV부터. MBC TV의 성교육특별 프로그램인 구성애의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하여). 직설적이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으로 우리의 잘못된 성문화를 꼬집고 성의 소중함을 강조, 3주연속 시청률 3위를 기록하는 등 아우성이다.

「명랑 포르노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비디오 「누들누드」의 인기도 이에 못지 않다. 3만7,000개가 팔렸다. 보통 극장미개봉 작품이 1만개 이하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판매량이다. 이 비디오는 지난주 출시되자마자 대여순위 3위(영화마을 집계)를 차지했다. 11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누들누드」는 성인만화잡지 「미스터 블루」의 신인작가공모에 당선된 양영순의 작품이 원작. 삐삐로 하는 자위행위, 다리가 셋인 슈퍼맨 등 황당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거침없는 성심리 묘사가 폭소를 자아낸다.

바람은 영화에도 불었다. 동·서양의 섹스코미디가 줄을 서 있다. 「실락원」이나 「정사」처럼 심각하고 처연하지 않다. 도덕적 일탈심리를 노리는 불륜도 아니다. 볼거리를 위해 성을 과감하게 써먹지만 코믹하게 처리해 은밀한 엿보기와는 다르다. 게다가 결론은 건전한 성을 강조한다.

홍콩 장민감독의 「옥보단3」(11월7일 개봉)은 동양적인 풍류와 해학, 인과응보사상으로 성의 의미를 찾아본 작품. 3년 전 국내흥행에 성공한 1편보다 드라마가 강해졌다. 중국 송대 유곽에 있는 한 여자가 과거를 보러 가는 젊은 선비에게 순결을 바치고는 끝까지 정절을 지켜 다시 만난다는 내용. 성적인 묘사를 강조한 중국판 「춘향전」을 보는 듯하다. 중국 성관련 고전의 인용이 웃음의 원천이지만 그 뒤에는 성의 평등사상이 숨어 있다.

이탈리아 에로티시즘의 거장 틴토 브라스의 「모넬라」도 11월14일 개봉된다. 섹스에 호기심을 가진 발랄한 처녀 로라(안나 아미라티)가 혼전순결만 강조하는 약혼자를 굴복시키는 이야기. 로라의 노출과 엉뚱한 행동, 그에 대한 주변인물들의 반응을 아주 밝은 색채와 상큼한 느낌으로 담았다. 혼전순결은 조롱하지만 부부의 사랑이 결론.

해외 성인애니메이션으로 국내 처음 개봉(11월14일)되는 「난 이상한 남자와 결혼했다」(감독 빌 플림튼)는 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남자를 통해 인간의 폭력과 섹스의 욕망을 시각화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만화적 특성을 살린 유머가 번뜩인다.

이런 현상을 두고 웃음과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지만 결국은 성의 상품화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강하다. 김정일박사(지암병원 신경정신과)는 『코믹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성이야기는 공격성을 감소시키며, 도덕적 억압을 풀어준다. 틴토 브라스 감독의 말처럼 잘 활용하면 어려운 현실에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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