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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제작비 융자 좋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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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제작비 융자 좋긴 좋은데…

입력
199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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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 배급사에 “지방업자 담보” 무리한 요구한국영화 「파란대문」(31일 개봉)이 배급에 몸살을 앓았다. 이 영화는 영화진흥공사(영진공)가 올해부터 시행한 영화판권담보 제작비 융자(3억원) 1호작. 배급은 좋은 극장라인을 갖고 있는 시네마 서비스가 맡기로 했다. 그러나 영진공이 제동을 걸었다. 배급사에게 『지방업자들의 담보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지방업자들이 수익금을 제대로 내놓지 않으면 융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첫 사례인 만큼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자는 뜻도 있다.

이처럼 영진공이 국내 최대 한국영화 배급사까지 못 믿자 시네마 서비스는 배급을 포기해 버렸다. 가장 당황한 쪽은 제작사. 부귀영화사는 1년안에 융자금을 못 갚으면 영진공에 판권을 넘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융자조건이었지만 배급에 대한 담보규정은 전혀 없던 조건. 결국 영진공이 직접 지방업자들에게 담보를 받고 개봉 5일 전인 26일에야 겨우 배급을 마치는 난리를 치렀다.

어찌 보면 영진공의 이같은 태도는 당연하다. 국가재원을 아무런 조건없이 개인에게 맡길 수는 없기 때문. 그러나 미리 융자조건에 이런 상황을 예측해 원칙을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은 불찰. 부귀영화사 유희숙 대표는 『결국 제작사만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융자금을 받은 작품의 배급자가 나서지 않으면 영진공이 직접 그 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 국가기관이 극장을 상대로 상업영화의 배급자가 될 판이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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