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의 K상무보와 현대전자의 J전무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내 모호텔에서 매일 밤샘협상까지 벌여가며 단일화협상을 벌이다 자정을 넘겨 집에 돌아가고 있다.전경련출입기자들도 매일 전경련과 양사 관계자들에게 『반도체 협상은 어떻게 됐어요』를 물어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말만 들을 뿐이다.
반도체 단일화협상을 위한 현대와 LG간 지루한 샅바싸움이 계속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들사이에선 『반도체빅딜만 들으면 신물이 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불만은 양사가 국민에게 약속한 협상스케줄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당초 『26일까지 경영주체를 선정할 외부평가기관을 결정한후 11월말까지 지배주주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었으나 29일 오후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두회사의 약속위반은 처음은 아니다. 『추석전에 끝내겠다』 『10월 15일 결정짓겠다』등의 약속을 수차례 어겼다. 특히 양사가 경영주체를 선정하는 것도 아닌 평가기관 선정을 두고 입씨름만 하는 것에 대해 『빅딜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빅딜은 물론 수조원의 돈이 걸려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후 재벌 구조조정이 도마위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중복업종인 반도체빅딜이 차질을 빚으면 재계의 신뢰회복과 구조조정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마침 한일 재계회의가 29일 도쿄에서 열려 한일자유무역지대 설립방안등을 협의중이다. 일본의 재벌은 전후 맥아더 사령관이 강제해체하여 세습경영과 상호지보및 출자등이 혁파됐다는 점에서 한국재벌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한국재벌의 개혁은 이제 시작단계다. 반도체빅딜은 재벌구조조정의 상징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양사의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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