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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은 ‘은행의 봉’인가/예대마진 기업엔 줄이고 개인엔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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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은 ‘은행의 봉’인가/예대마진 기업엔 줄이고 개인엔 늘리기

입력
199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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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78%P 로 증가 작년 2.5배 수준/“예금 원천인 개인에 폭리 근본적 잘못”서민들은 은행의 봉인가.

가계대출을 받는 일반개인들에 대한 은행들의 폭리가 횡포에 가깝다.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 지원시책에 따라 은행들은 마지못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내리면서도 한편으론 가계대출 마진을 되레 확대시켜 결국 그 부담을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중평균금리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평균수신금리는 0.62%포인트, 평균여신금리는 0.68%포인트씩 하락, 예대금리차(여신금리­수신금리)는 5.31%포인트를 기록했다. 경제회생을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사방의 압력에도 불구, 예대금리차는 전달(5.37%포인트)보다 고작 0.06%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0.88% 포인트내려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계대출금리는 고작 0.21% 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수신금리와 가계대출금리차는 8월 5.37%포인트에서 9월엔 5.78%포인트로 되레 커졌다. 작년말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2.14%포인트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2.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반적 대출금리인하가 지지부진한 것도 문제지만 개인대출에 대한 이같은 은행의 횡포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업에 대해선 마진을 줄인 반면 개인대출에는 마진을 늘림으로써 그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으면 경영진을 문책한다」는 정부의 경고에 못이겨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내리면서 가계대출에 대해선 마진폭을 확대, 기업대출 이익축소분을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은행예금의 원천은 개인 호주머니다. 그 개인들에게서 받은 예금으로 대출을 해주면서도 정작 개인들에게 폭리를 취한다는 것은 현행 은행대출금리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은행입장에선 금액자체가 소액인데다 집을 담보로 넣거나 보증인을 세워야만 돈을 꿔주는 가계대출은 기업대출에 비해 리스크가 훨씬 적은 안전한 장사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가계대출에 대해선 최고가산금리에 기간별 가산금리, 지점장 재량금리등 명목으로 온갖추가금리를 덧붙여 무조건 최고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대금리인하와는 별도로 가산금리체계를 조정해서라도 개인대출금리를 더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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