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햇볕정책과 호응/금융기관 인수·스포츠도 두각/기아車까지 따내 승승장구정권출범 이후 강세를 보여온 현대그룹의 상승세가 기아자동차 인수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재방북 등으로 절정에 이르고 있다.
현대는 「국민의 정부」 출범이래 대우와 함께 재계 2강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대우가 김우중(金宇中) 회장이 재계 수장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수출 자동차 조선 등 3개 부문에서 수위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면, 하반기들어서는 완전히 현대의 페이스다.
현대의 상승세는 정명예회장의 6월 방북부터 시작됐다. 판문점을 통한 소떼방북이라는 세기적 이벤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시작된 현대의 대북사업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진전과정을 통해 몇달간 재계의 분위기를 주도했고, 정명예회장의 재방북으로 이같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금강산 사업은 정부 햇볕정책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정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이끌어 냈고, 북한 고위층과의 면담은 남북한 당국의 이해를 접목시키는 가교역할로 떠올랐다.
포드 GM 등 세계 빅2까지 참여한 기아입찰도 현대의 상승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3차 입찰까지 간 끝에 최대변수로 지목됐던 포드는 물론 퇴출압력을 의식해 전력투구했던 삼성까지 제쳤다. 초반 약세를 딛고 「현대식 밀어부치기」의 저력을 확인시킨 한판승부였다고 재계는 입을 모았다.
또 국민투자신탁 한남투신 등 금융기관은 물론 한화에너지까지 인수했다. 다른 재벌들과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도 강세를 보여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는 재계의 정상을 지킬 전망이다. 매출액이 기아인수로 지난해 80조원대에서 90조원대에 육박하면서 재계 쌍두마차로 불리워온 삼성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자동차부문의 빅딜로 매출이 줄어들 경우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부문에서도 기아의 30억달러를 더해 (주)대우와 삼성물산을 제칠 전망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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