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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아낌없는 지원 하겠다”/13개 기업 청와대만찬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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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아낌없는 지원 하겠다”/13개 기업 청와대만찬 대화록

입력
199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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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매각 오해·외국사선 헐값 눈독 등/기업인들 “눈물 나는 적도 많았다” 고충 토로5대 그룹에게 불만을 표시했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구조조정을 성실히 추진한 13개 기업에 대해선 『가능한 범위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9일 청와대 만찬은 김대통령이 『뜻깊은 모임』임을 연신 강조하고, 기업인들도 『눈물 나는 적이 많았다』며 구조조정과정에서의 고충을 털어놓은 등 격의없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대화록.

▲김상하(金相廈) 삼양사회장=한 일도 없는 데 격려해줘서 감사합니다. 구조조정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과 존립을 위해 그렇게 한 것 뿐입니다.

▲박용오(朴容旿) 두산회장=설립 100주년을 맞아 구조조정을 추진했는 데,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만 1년이 걸렸습니다. 나는 평소에 강연하면서 나에게 걸레면, 남한테도 걸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정리하면서 눈물나는 적이 많았습니다.

▲조동만(趙東晩) 한솔부회장=벨캐나다로 부터 3,500만달러를 유치하고 나니 기업이 국제화된 조직으로 변화하는 등 큰 자극이 됐습니다.

▲김승연(金昇淵) 한화회장=지난해 부채가 1,200%에 이르렀습니다. 20, 30년 같이 일한 분들이 자진해서 명예퇴직을 신청했으며, 직원들이 1년간 휴일없이 12시전에 퇴근한 일이 없습니다.

▲고두모(高斗模) 대상회장=라이신을 판 뒤 첨단기술을 넘겼다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라이신 공장을 외국이 짊어지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수출도 늘어나니 좋은 일입니다.

▲유충식(兪忠植) 동아제약 회장=구조조정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사람 문제였습니다. 14개 기업중 7개를 정리해서 부채비율을 절반인 150%로 줄이니까 은행에서 돈을 가져다 쓰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백정호(白正鎬) 동성화학회장=외국회사들이 우리 기업을 매수할 때 거저 먹으려 합니다. 해외투자가들을 경쟁에 붙여 처음 4,500만달러 오퍼가 있던 것을 1,500만달러나 더 받았습니다.

▲서성환(徐成煥) 태평양회장=야구 농구 등 비주력업종을 다 팔았습니다. 화장품 매상고가 세계16위인데, 10위권내에 진입하겠습니다.

▲손경식(孫京植) 제일제당회장=식품에 주력하기 위해 주식을 대폭 매각했습니다.

▲김선진(金善鎭) 유한양행회장=신약 개발이 어려움이 있지만 2, 3년내에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홍국(金弘國) 하림사장=국내 최초로 세계은행(IBRD) 국제투자공사(IPC) 자금 2,000만달러를 유치했습니다. 제대로 된 농촌의 기업은 한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김대통령=오늘 저녁 우리는 좋은 모임을 했습니다. 내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디는 용기와 통찰력이 지금 개혁을 위해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덕목입니다. 앞을 내다보고 개혁한 것은 잘한 것입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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